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하지만 이대로 끝낼 순 없다.
KBO리그에 세대교체 바람이 매섭다. 너나 할 것 없이 미래지향적인 팀으로 기치를 내걸고 있어 베테랑들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시즌을 마친 후 조인성·정재훈·정대현·차일목·정현석·최경철·윤요섭·김연훈 등 다수의 선수들이 현역 유니폼을 벗고 은퇴했다.
이외 여러 선수들이 타의로 인해 팀을 떠나고 있다. 2차 드래프트가 개최된 22일 오전 LG로부터 방출 소식을 접한 내야수 정성훈을 비롯해 외야수 김경언, 투수 김성배, 김광수 등이 원소속팀으로부터 재계약 불가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은퇴 대신 현역 연장을 희망한다.
그 중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정성훈이다. 1980년생으로 만 37세인 정성훈은 올 시즌 115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 86안타 6홈런 30타점 32득점 OPS .828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 포지션은 1루수와 지명타자로 제한돼 있지만, 타격 능력은 여전히 살아있다. 내야 보강이 필요한 팀에서 정성훈에게 관심을 가질 만하다.
한화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김경언도 1982년생으로 만 35세로 나이가 적지 않다. 올 시즌 성적은 38경기 타율 2할4푼8리 26안타 5홈런 17타점 17득점 OPS .788. 김경언 역시 수비는 부족하지만, 타격은 아직 쓸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좌타 요원이 필요한 팀이 찾을 수 있다.
두산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사이드암 투수 김성배도 새로운 팀을 찾고 있다. 김성배는 올 시즌 45경기에서 2승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했다. 필승조는 아니지만 추격조로 쓰임새가 있을 수 있다. 1981년생으로 만 36세이지만 사이드암이란 희소성이 있다.
KIA에서 나온 우완 투수 김광수도 현역 연장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015~2016년 KIA 불펜의 한 축을 맡았던 김광수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1.76으로 부진했다. 1981년생으로 만 36세. KIA는 전력 외를 통보했지만 경험 많은 김광수의 관록을 찾는 팀이 있을지 모른다.
세대교체 바람 속에 흐르는 세월이 야속하지만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이대로 은퇴하기엔 아깝다. 각 팀마다 부족한 퍼즐을 채울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방출된 베테랑들이 다시 기회를 얻을지, 또 새둥지는 어디가 될지, 올 겨울 관심사로 떠올랐다. /waw@osen.co.kr
[사진] 정성훈-김경언-김성배-김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