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FA 채태인(35)을 놔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채태인은 지난 6일 2018시즌 FA를 신청하며 시장에 나왔다. 8일부터 원소속팀 넥센을 비롯해 여러 구단과 협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름이 지나도록 계약은 감감 무소식이다.
일단 넥센은 채태인이 타구단과 계약하도록 놔준다는 방향이다. 문제는 보상조건이다. 타 구단에 소속됐던 FA 선수와 다음 연도 계약을 체결한 구단은 해당 선수의 전년도 연봉의 200%와 구단이 정한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을 보상해야 한다. 또는 보상 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300%로 보상을 대신할 수 있다.
넥센은 채태인이 타구단과 계약하면, 보상선수보다 현금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형욱 넥센 단장은 “본인 선택이 FA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단 시장흐름을 본다. 채태인이 타구단과 계약하면 20인에 묶인 선수 외에 한 명을 뽑아야 한다. 그럴 바에 보상선수 지명을 안하고 보내주는 것이 더 낫다”고 밝혔다.
채태인이 타 구단과 FA 계약을 하면 보상금으로만 받겠다는 의미다. 채태인의 지난 시즌 연봉이 3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그를 원하는 구단은 최대 9억 원의 보상금을 투자해야 하는 셈이다. 젊은 유망주를 보상선수로 잃지 않는다는 점은 채태인을 데려갈 구단에 부담이 적다. 누구나 탐낼 A급 선수가 아닌 FA들은 보상선수의 부담으로 타 구단 이적이 힘들다. 넥센은 채태인이 타 구단과 FA 계약을 하도록 배려하기로 한 것.
채태인은 2017시즌 타율 3할2푼2리 110안타 12홈런 62타점 46득점의 괜찮은 성적을 남겼다. 그는 5년 연속 100안타를 때리며 정상급 타격실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갈비뼈에 실금이 가는 등 크고 작은 부상으로 109경기 출전에 그쳤다. 나이가 많은 그를 큰 돈 주고 영입하기는 꺼려지는 이유다.
넥센은 22일 실시된 2차 드래프트서 유일하게 한 명의 선수도 지명하지 않았다. 넥센은 외부선수를 영입하기보다 내부 유망주를 육성하는데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FA협상에서도 기조는 마찬가지다. 과연 채태인은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