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프리에이전트(FA) 정의윤의 협상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시장 상황이 전체적으로 잠잠해 진전되기 쉽지 않은 여건이다. SK는 정의윤의 답을 기다리고 있지만, 정의윤은 아직 입을 떼지 않고 있다.
외부 FA 시장에서 일단 발을 뗀 SK는 유일한 내부 FA인 정의윤과의 협상에 돌입했다. 이미 몇 차례 만났고, 구단은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정의윤은 SK에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SK의 기본 제시액이 그렇게 높지 않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기대했던 선수의 눈높이에는 모자라는 것이 현실이다.
정의윤은 SK의 4번 타자다. 2015년 7월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뒤 팀의 중심타선에서 맹활약했다. 지난해에는 개인 첫 전 경기 출전과 100타점 고지를 밟기도 했다. 올 시즌 초반 다소 부진했지만, 출전 기회가 꾸준히 주어진 후반기에는 자신의 몫을 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SK도 팀 타선에 정의윤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의윤 시장이 달아오르지 않는다는 것도 현실이다. 일단 손아섭 김현수 민병헌이라는 ‘빅3’ 외야수들의 거취가 결정되어야 한다. 이들에 밀려 아직은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행선지가 결정되면 외야 보강에 미처 성공하지 못한 팀들이 정의윤을 주목할 수는 있다. 정의윤 측도 그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전력 구조상 잠재적 행선지가 될 만한 삼성 등 다른 팀들은 비교적 잠잠하게 외야 FA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삼성은 외부 FA 영입에 다소 회의적인 시선이다. 손아섭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롯데는 2차 드래프트에서 외야수 이병규(전 LG)를 데려왔다. 전반적인 여건이 정의윤에게 불리해 보인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그렇다.
이에 제시액 제안 후에는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SK도 추가적인 제안이 없었고, 정의윤도 가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정의윤은 최근 개인적인 일로 구단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협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정의윤은 미뤘던 결혼식이 12월 초에 예정되어 있다. FA 협상도 중요하지만, 결혼도 개인에게는 매우 중요한 행사다. SK도 이런 사정에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다.
SK의 정의윤 데드라인은 다른 FA 선수들의 계약과 관련이 되어 있다. 빅3의 계약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곧바로 정의윤 협상에 박차를 가한다는 생각이다. 그때가 되면 시장 분위기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그에 따라 선수도 마음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FA 시장은 변수가 많다. 모든 계획이 SK의 뜻대로 흘러간다는 보장은 없다. 상황은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다. SK도 그 가능성을 놓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다른 내부 FA 협상과는 달리, 유독 알기 쉽지 않은 정의윤 협상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