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연출, 캐릭터, 스토리 3박자가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대박 예감을 몰고 왔다.
지난 22일 밤 9시10분 첫 방송된 tvN 새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 이우정 정보훈/ 연출 신원호)는 주인공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 분)이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되어 들어간 교도소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그린 블랙코미디 드라마다.
23일 닐슨코리아 유로플랫폼 가구 전국기준에 따르면 ‘슬기로운 감빵생활’ 1회는 평균 시청률 4.6%, 최고 시청률 6.3%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순위에서 1위에 등극했다. tvN 타깃 2049 시청률은 평균 2.8%, 최고 3.7%까지 치솟으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1위에 올랐다. 이날 방송 전후로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줄곧 1위에 랭크되며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이날 1회이서는 험난한 ‘감빵생활’을 시작하게 된 김제혁의 교도소 입성기가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메이저리그 입단을 앞두고 있던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은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됐다. 여동생을 성폭행하려던 범인과 마주친 김제혁은 트로피로 범인의 머리를 내려쳐 정당방위가 아닌 과잉방위 혐의로 징역 1년의 법정구속을 선고 받고 서부구치소에 수감됐다. 첫 방송은 믿고 보는 ‘응답하라’ 제작진의 섬세한 연출과 다채로운 캐릭터 열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조화롭게 펼쳐지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리얼리티 연출 디테일의 힘..웃음+의미 동시에 잡은 ‘블랙코미디’ 장르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응답하라’ 시리즈로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제작진의 신작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기대에 부응하듯 첫 방송부터 제작진의 강점인 리얼리티가 단연 돋보였다. 김제혁이 난생 처음 경험하게 된 구치소는 시청자들에게도 낯선 공간이긴 마찬가지. 항문검사부터 신고식, 취침, 식사, 화장실, 접견 등 하나부터 열까지 낯설기만 한 교도에서의 첫 경험들을 디테일하게 선보이며 색다른 재미와 볼거리를 안겼다. 연출을 맡은 신원호 감독은 “지난해 4월부터 실제 감옥에 갔다 온 사람들을 숱하게 인터뷰 했는데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가 많았다. 금기인 공간이 감옥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신선하게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며 “감옥에서 아침에 어떤 노래가 나오고, 밥은 어떻게 먹는지 등 하나하나 섬세하게 다룬 디테일이 핵심인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르적 신선함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블랙코미디 장르다.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이 하루아침에 모두의 영웅에서 범죄자 신세로 추락한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됐다. 교도소라는 절망적인 공간 속, 절묘하게 새어 나오는 웃음은 시청자들에게 유쾌함과 동시에 생각해 볼 거리와 의미를 함께 전한다. 신원호 감독은 “감옥 이야기를 다룬 이번 작품은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 잠재된 유쾌함을 만나볼 수 있다. 꼭 웃기는 데서 나오는 코미디가 아니라 아이러니나 페이소스에서 나오는 코미디가 매력적인 드라마”라며 앞으로도 기대를 당부했다.
▲주연배우 박해수 원석발굴..교도소 둘러싼 캐릭터 ‘풍성’
신원호 감독이 발굴한 원석으로 화제를 모은 배우 박해수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다수의 연극에 출연하며 공연계 다크호스로 알려진 박해수는 이날 첫 방송에서부터 주인공 김제혁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박해수가 연기하는 김제혁은 야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예민하고 민첩하지만 그라운드를 벗어나면 감정표현이 서툴고 반응속도가 느린 전형적인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외유내강형 남자다. 박해수는 낯선 교도소에서의 첫 날을 보내게 된 김제혁의 모습을 섬세한 연기력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했다. 또 부당한 일 앞에서 참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행동하는 김제혁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첫날부터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김제혁을 둘러싼 캐릭터 열전도 풍성했다. 엘리트 교도관 이준호 역을 맡은 정경호는 교도관으로서의 강단 있는 카리스마와 절친 김제혁 앞에서의 따뜻함을 동시에 보여주며 안정감 있는 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김제혁의 전 여자친구인 지호 역의 정수정도 등장해 둘 사이의 관계와 사연에 궁금증을 높였다. 선한 인상의 교도관 조주임을 연기한 성동일은 베테랑 배우답게 조주임의 이중적인 모습을 소름 돋는 연기력으로 담아냈고, 상습적인 마약 복용으로 수감된 '재벌2세'역을 맡은 이규형은 이전 작품과 180도 다른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특별 출연한 배우 유재명의 존재감도 뛰어났다. 이 외에도 김제혁과 한 방을 쓰게 된 재소자 법자(김성철 분), 건달(이호철 분), 명교수(정재성 분), 똘마니(안창환 분) 등 각양각색 캐릭터들이 탄탄한 연기력으로 어우러지며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기대케 했다.
▲“반전에 반전”..첫 화부터 촘촘한 구성 흥미진진 스토리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첫 화부터 촘촘한 구성과 흥미로운 스토리를 자랑했다. 어떤 사람이 믿을만한 사람인지, 둘 사이가 어떤 사이인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속됐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인물들의 성격과 사연이 방송 끝까지 눈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했다.
무엇보다 주인공 김제혁과 교도관 이준호의 예상치 못한 관계가 눈길을 끌었다. 슈퍼스타 야구선수와 열성팬, 재소자와 교도관 사이로만 알았던 이들이 사실은 오랜 친구였던 것. 함께 야구를 했지만 서울로 향하던 길에 교통사고가 나며 모든 것이 달라졌다. 야구감독은 사망했고 두 사람은 부상을 당했다. 야구 유망주였던 준호는 부상으로 야구에 대한 마음을 접고 교도관이 되었지만, 부상이 훨씬 심했던 제혁은 끝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고 슈퍼스타 야구선수가 됐다. 엇갈린 두 친구의 운명, 가슴 아픈 과거 사연이 소개되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인물들 사이의 관계와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에 대한 호기심이 고조됐다. / nahee@osen.co.kr
[사진] ‘슬기로운 감빵생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