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스토브리그에서 화제의 중심은 롯데와 LG다. 안 좋은 일로 팬들로부터 싫은 소리를 듣고 있다.
롯데는 팀내 FA를 연이어 놓치고 있다. LG는 리빌딩을 위해 베테랑을 떠나보냈다. 서로 다른 이유이지만, 새로운 전력을 꾸려야 하는 것은 비슷한 상황이다.
먼저 롯데, FA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포수 강민호(32)를 삼성에 빼앗겼다. 지금까지 스토브리그 최대 이슈다. '롯데 강민호'의 상징성, 포수 자원 등 강민호가 롯데를 떠난다는 것은 쉽게 생각하지 못했다.
팀내 FA가 다수인 롯데는 강민호와의 협상이 더디었고, 삼성이 그 틈새를 치고 들어왔다. 롯데팬들은 강민호를 놓친 프런트를 향해 원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뛴 황재균도 국내에 복귀했지만, 원소속팀 롯데가 아닌 kt와 FA 계약을 했다. 올해 1군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잠수함 투수 정대현은 은퇴를 결정했다.
3루는 올해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새 얼굴을 발굴하고 있지만, 포수 자리는 충격이 상당히 지속될 수도 있다. 나종덕, 김사훈이 있는데. 2년차 나종덕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롯데는 2차 드래프트에서 즉시전력감인 좌완 고효준, 사이드암 오현택, 좌타자 이병규를 영입해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했다. 팀내 FA 손아섭, 최준석, 이우민이 아직 미계약 상태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신분조회를 받고 다른 팀들도 주목하고 있는 손아섭을 잡지 못한다면, 롯데는 전력 손실은 물론 충성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것이다.
LG는 선수단 구성에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있다. 베테랑 정성훈(37)은 방출을 통보했다. 손주인(34), 이병규(34), 유원상(31), 백창수(29) 등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다른 팀으로 떠났다. 가뜩이나 공격력이 약한 LG가 정성훈, 손주인을 떠나보낸 것으로 열성 팬심은 들끓고 있다.
LG는 양상문 전 감독 시절부터 이어져 온 리빌딩 기조를 올 겨울에도 흔들리지 않고 밀어부치고 있다. 양상문 감독이 단장을 맡으며 더 과감해졌다. 해마다 신인들이 들어오고 젊은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선수단 핵심 전력에서 베테랑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LG는 2015년 2차 드래프트에서 이진영(kt)를 떠나보냈고, 레전드 이병규(현재 코치)는 2016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3번째 FA 자격을 취득한 정성훈은 1년 단기 계약을 했고, 올해를 끝으로 더 이상 함께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성훈이 계속 1루수로 뛴다면 양석환(26), 김재율(28), 윤대영(23) 등 젊은 1루 자원들이 출장 기회를 잃어 성장할 수가 없다는 판단이다.
2루, 3루, 유격수 등 내야 멀티로 쏠쏠했던 손주인도 마찬가지다. 분명 아직까지는 팀에 보탬이 되지만, LG는 중장기적으로는 강승호(23), 박지규(26) 등 20대 선수들이 많이 출장하는 그림을 원하고 있다.
LG의 결단이 성공하려면, 젊은 선수들이 1~2년 사이에 뚜렷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성공한다면 지금의 비난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더불어 지금 LG에 부족한 뛰는 야구, 스피드 보강에 중점을 두고 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스피드를 갖춘 SK 외야수 이진석(22), 넥센 내야수 장시윤(24), 두산 내야수 신민재(21)를 지명했다. 양상문 단장은 "세 명 모두 스피드가 좋은 선수들이다. 류중일 감독이 원하는 빠른 야구를 위해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1군에서 뛸 자원은 아니다.
공격력이 약한 LG는 FA 외야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 A급 FA를 영입한다면 떠난 자리를 메우고 팬심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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