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옥'(감독 이안규)의 최대 수확은 배우 오하늬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는 점이다. 비록 개봉 전 '김혜수의 여성 액션 영화'라고 소개해 흥행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관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하늬는 '이 배우가 어디 있다가 이제야 나타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물론 앞으로의 연기가 더 기대된다는 호기심이 들 만큼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연기로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실제로 만난 오하늬는 영화 속 웨이 캐릭터처럼 밝고 쾌활한 매력이 돋보였다. 신인이라서 처음 본 사람에게 사근사근하고 상냥하게 굴어야겠다고 결심한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태생부터 긍정적인 캐릭터 같았다. 알고 지내던 동생을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여자가 봐도 애정이 가는 스타일이었다.
오하늬는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데뷔한지 얼마 안 되기도 했지만 주변에 보면 신인 여배우들이 힘든 일을 많이 겪기도 하는데, 저는 지금껏 주변에서 걱정할 정도로 힘든 적이 없었다"며 "단역, 조연 생활이 더 길어질 수 도 있었는데 좋은 회사를 만나 '미옥'을 찍게 된 것도 너무 감사하다"고 미소를 띤 얼굴로 말했다.
오하늬가 400대 1의 경쟁을 뚫고 캐스팅된 '미옥'은 정치인과 기업인의 약점을 잡는 방식으로 조폭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조직의 2인자 나현정(김혜수 분)과 조직의 3인자 임상훈(이선균 분), 출세를 눈앞에 뒀지만 이들에게 약점이 잡힌 검사 최대식(이희준 분)의 세력 다툼을 그린 느와르 영화이다.
범죄와 폭력을 주요 소재로 다크한 영화로 인물들이 자신의 진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비밀스러운 면모와 욕망이 짙은 작품인데, 오하늬가 맡은 웨이는 가슴속엔 아픔과 상처를 갖고 있지만 얼굴에 늘 웃음기가 가시지 않고, 사랑에 있어서도 거침없이 솔직한 여자이다.
오하늬는 "화교 출신인 웨이는 고아로 어려운 생활을 하다가 돈을 벌기 위해 화류계에 발을 들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음지 생활을 하다가 덜컥 임신을 했고 이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어 자살시도까지 하지만 현정 언니 덕분에 새 삶을 살게 된 여자라고 해석했다"며 "상훈을 좋아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저와 많이 닮아 있더라. 남자의 능력이나 조건을 볼 수 도 있지만 보지 않는다. 저도 배경이나 조건을 따지지 않고 좋아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고 자신의 성격과 웨이를 비교했다. 웨이는 현정에게 호감을 느끼는 상훈을 이성으로 느끼게 된다.
'미옥'에서 오하늬는 이희준, 이선균과 파격적인 베드 신(scene) 이외에도 적나라한 노출을 감행했다. 이에 오하늬는 "실제 성격이 부끄러움을 잘 타지 않는 데다 웨이 캐릭터가 너무 좋아서 노출과 정사신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이왕한 거 더 잘 해보자는 생각으로 변한 것 같다"며 "오히려 이번 작품을 계기로 앞으로 어떤 역할이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