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개정 합의로 오타니 쇼헤이(23)의 메이저리그(MLB) 진출 걸림돌은 사라졌다. 컴퓨터는 오타니가 첫 시즌에 준수한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MLB의 대표적인 통계프로젝션인 ‘ZiPS’는 오타니의 MLB 도전에 맞춰 내년 시즌 성적을 미리 예상했다. ‘ZiPS’ 프로젝션은 보통 연말에서 연초로 넘어가는 시점에 각 팀별로 공개되는데, 오타니가 화제가 되다보니 오타니만 따로 먼저 발표한 것이다. ‘ESPN’와 ‘팬그래프’는 21일 이 예상치를 나란히 공개했는데 1년차 예상 성적치는 준수했다.
‘ZiPS’ 프로젝션은 대개 선수의 직전 4년 성적을 기준으로 분석하며, 나이 등에 대한 보정을 거친다. 오타니의 경우 일본 성적이므로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 온 선수들의 보정치도 고려됐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ZiPS는 오타니가 내년 139⅓이닝을 던지며 11승7패 평균자책점 3.55,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3.3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탈삼진은 161개, 조정평균자책점(ERA+)은 119였다. 타석 성적은 따로 집계되지 않았다.
리그 평균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전망한 것이다. 그럼에도 ‘팬그래프’는 “다소 아쉬운 예상치”라고 분석 결과를 총평했다. 일본 야구전문매체 ‘풀카운트’의 소개에 따르면, ‘팬그래프’는 오타니가 건강하다는 전제 하에 투구이닝은 예상치보다 더 높은 150~175이닝 정도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WAR 등 다른 지표들도 덩달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ESPN도 “오타니의 평판에 비하면 압도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2선발급 성적이며 엘리트 에이스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분명 훌륭한 성적이다. 올해 ‘팬그래프’가 집계한 WAR에서 3.3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총 20명 뿐이다. 비슷한 수준의 WAR을 기록한 선수로는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세인트루이스·3.3)과 지오 곤살레스(워싱턴·3.3), 다르빗슈 유(3.5)와 마커스 스트로먼(토론토·3.4) 등이 있다.
오타니가 어느 팀에 입단하느냐에 따라 구장 보정도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 ZiPS의 통계예상은 행선지 결정 후 다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활동 중인 일본인 선발투수들의 첫 시즌 WAR은 다르빗슈가 4.6으로 가장 높았고,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가 3.1, 마에다 겐타(LA 다저스)가 3.3이었다. 오타니가 이들보다 훨씬 빨리 MLB에 데뷔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한편 포스팅시스템 개정이 합의에 이름에 따라 오타니는 내달 2일 포스팅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대로 포스팅 상한액은 최대 2000만 달러다. 사실상 상한액을 모두 써야 할 것으로 보여 2000만 달러를 제시하는 모든 팀과 협상할 수 있다. 다만 협상 기간은 기존 30일에서 21일로 줄었다. 늦어도 성탄절을 전후해 행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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