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작품마다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팔색조 매력을 발산하는 배우 김혜수가 영화 ‘미옥’을 통해 또 한 번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김혜수를 전면으로 내세워 여성 느와르 라는 장르를 강조한 영화 ‘미옥’은 기대감의 비해 아쉬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 나현정 역을 맡아 강렬한 액션과 명불허전 연기력을 보여준 김혜수의 열연만큼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김혜수는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전했다.
‘미옥’을 통해 처음으로 액션에 도전한 김혜수는 “‘시그널’ 때 잠깐 해봤지만 본격적인 액션은 처음이었다. 제가 운동신경이 없는 편은 아닌데 액션은 또 다르더라. 일정 상 액션 준비를 많이 못했는데 다행인 건 ‘시그널’ 액션팀이 ‘미옥’ 액션팀이었다. 액션팀이 저를 잘 파악해서 함께 만들어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는 사실 액션 되게 싫어한다. 다칠까봐. 가뜩이나 평소에 운동을 안하고 몸을 쓴 적이 없는 사람이 추운데 액션을 하다보니 다칠까봐 걱정되더라. 그런데 다치지도 않고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액션 팀들이 정말 컴팩트하게 잘 해주셨다. 적응이 돼서 몸이 풀리는데 이제 날아갈 것 같고 좀 할 것 같고 액션 하는 게 진짜로 춤추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 그러니 끝나더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이 액션이었다는 그는 “이전에 액션이 간간히 들어왔는데 안 했었다. ‘미옥’을 통해 다행히 액션에 있어서는 용기를 받았다. 새로운 영화적인 경험이었다”고 밝히며 또 액션 연기를 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작품이 많지는 않고 제 나이가 있으니.(웃음) 작품이 좋고 흥미로운 작품이 있다면 해볼 것 같다. 그 때는 더 잘 준비해서 제대로 해볼 것 같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김혜수로서도 분명 여성 느와르라는 장르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터. 자신의 이름에 쏠린 관객들의 기대감에 대한 부담 역시 없지 않았을 듯하다. 이에 대해 그는 “여성 느와르라는 단어가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런 부담을 가지고 시작하지는 않았는데 막상 개봉할 때가 되니 또 다르더라. 그래서 민폐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영화는 만들어졌고 물론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장르에 대해 민폐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진짜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전세계적으로 여성 느와르라는 장르가 많이 없다며 “배우를 떠나서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그런 영화에 끌린다. 느와르는 매력적인 영화의 장르인 것 같긴 하다. ‘미옥’도 완성도와 성패와 상관없이 괜찮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실제 관객 분들도 여성영화가 이렇게 제한적이냐, 스토리건 분량이건 캐릭터건 주체적이지 않냐 많이 물어보시는데 비단 우리나라 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여성 중심의 영화를 보고 싶어했고 응원할 준비가 되어있었던 것 같다. 여배우들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갈증이 관객들에게도 있었다. 그런 것들에 부응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는 작품들이 적지만 지속적으로 줄기차게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미옥’이 김혜수, 여성 중심 느와르로 부각이 되다보니 정말 이런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누군가나 배우들의 가능성을 절대 막아서는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계속 누군가가 도전했으면 좋겠다. 김혜수여서가 아니라 꽤 많은 관객들이 진심으로 이런 영화를 보고 싶어하고 응원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 진심으로 느껴졌다”고 힘주어 말했다. /mk3244@osen.co.kr
[사진]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강영호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