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터처블'의 박근형이 단 한 회 출연으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언터처블'(극본 최진원, 연출 조남국) 1회분에서는 장준서(진구 분)와 장기서(김성균 분)을 중심으로 두 형제의 극과 극 삶이 펼쳐지는 내용이 그려졌다.
첫 회에서 진구와 김성균의 연기 변신도 눈길을 끌었지만 무엇보다 박근형의 존재감이 대단했다. 아버지의 자상한 미소를 보이면서도 반면에 자신을 자극하는 사람에게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분노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소름 끼치게 했다.
박근형은 극 중 북천시를 지배하는 장씨일가의 군왕으로, 자신에게 배신하는 것은 악이고 충성하는 것만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장범호 역을 맡았다. 그야말로 절대 권력을 가진 인물인데, 박근형은 60분 동안 스토리를 묵직하게 끌고 나가는 힘을 보여줬다. 역시 베테랑이었다.
tvN '꽃보다 할배'에서 아내에게 다정하고 로맨틱한 남편 박근형은 없었다. 앞서 2012년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에서 냉정하고 악랄한 악역을 선보였는데, '언터처블'은 또 다른 무게감이 악역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박근형은 모두에게 존경 받는 아버지 장범호로 첫 등장을 알렸다. 하지만 이면에는 추악함으로 가득찬 북천시의 절대 권력이었다.
장범호의 옛 부하에게 딸이 재벌 2세에게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재벌 2세에게 딸이 심한 폭력을 당해 휠체어 신세가 됐다는 것.
장범호는 옛 부하, 그의 딸과 함께 재벌 2세의 결혼식장에 갔고 재벌 2세와 신랑의 부모에게 가서 평온한 얼굴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장범호는 평온했지만 모두를 소름 끼치게 하는 얼굴이었다.
전직 대통령이자 사돈, 그리고 장범호와 대립 관계인 구용찬(최종원 분) 옆에 앉아 "식이 좀 오래 걸려도 괜찮겠네"라고 무서운 한 마디를 날렸다. 신랑의 아버지는 구용찬을 바라보며 도움을 청했지만 구용찬은 그를 외면했고 결국 신랑인 재벌 2세는 피해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
북촌시의 절대권력이자 실제 장범호의 힘을 한 번에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후 구용찬은 장범호와 따로 만나 한 마디 했는데 장범호는 자신을 자극한 구용찬에게 일본어로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고 분노, 그의 카리스마가 브라운관을 압도했다. 하지만 방송 말미 장기서가 장준서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라고 했다.
아들에게는 자상하다가도 자신을 배신한 사람에게는 가차 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이중적인 면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소름끼치게 한 박근형. 한 회 출연이 아쉬울 만큼의 연기였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언터처블'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