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유격수를 만들어라.
통합 우승자 KIA의 2018 최우선 화두는 무엇일까. 우선 작년 우려를 안겨준 불펜진 강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내야진, 특히 유격수 김선빈의 뒤를 받쳐줄 백업야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17시즌까지는 고장혁이 뒤를 받쳤고 김선빈도 130경기를 넘게 뛰어 큰 문제 없이 우승할 수 있었다.
시즌을 마치고 숙제가 생겼다. 김선빈이 발목 수술을 했다. 인대와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내년 개막전 출전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144경기를 모두 뛸 수는 없다. 20~30경기 정도를 책임질 수 있는 제 2의 유격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고장혁이 군입대로 빠져 백업요원 확보는 발등의 불이 되었다.
후보들은 있다. 수비력을 본다면 가끔 유격수로 나선 최병연이 있다. 내야와 외야를 병행하는 최원준도 있다. 김주형도 한때 유격수를 맡았다. 이적생 유재신과 주로 2루를 담당하는 최정민도 있다. 지난 11일 2차 드래프트에서 픽업한 황윤호도 유격수 대수비 요원으로 기용하만큼 수비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고장혁을 대신할 수 있는 확실한 인물이 없다. 그렇다고 2016년처럼 몸집이 큰 김주형에게 유격수를 다시 맡기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번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는 올해 SK에서 이적해온 노관현이 유격수로 도전하고 있다. 그는 어깨가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상 수성을 위해서는 마무리 캠프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반드시 풀어야하는 숙제이다. 튼튼한 유격수진이 있어야 전체 수비력이 안정될 수 있다. 더욱이 KIA는 장기적으로는 김선빈의 뒤를 이을 차세대 유격수까지 만들어야 한다. 김선빈처럼 수비만아니라 공격력까지 갖춘 유격수라면 금상첨화이다.
KIA가 가장 바라는 카드는 최원준의 성장이다. 지난 시즌 유격수로 나서기도 했다. 매서운 타격과 빠른 발을 갖춰 공격수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직은 포구와 송구 등 수비에서 보완할 점이 많다. 자신있게 유격수를 맡기기는 어렵다. 부지런히 실전을 거치면서 수비력을 키워야 가능하다.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를 이끌고 있는 정회열 2군 감독은 "4번타자는 돈을 주고 데려올 수 있지만 정상급 유격수는 구하기 어렵다. 좋은 유격수는 부드러운 발놀림과 자연스러운 포구에 이어 안정된 송구를 한다. 1군에서 필요한 유격수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 2군의 숙제이다"라고 밝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