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을 향한 대중의 취향에는 편식이 뚜렷하다. 그만의 인생철학에 지극히 공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그의 말투와 태도, 사고의 폭에 대해 의심하며 '올바른 연예인'의 잣대를 들이대 마음껏 재단한다.
이는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닌 해석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건전한 논쟁은 서로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를 더욱 뜨겁게 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새로운 시각의 흥미로운 발상 포인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환영할 일이다.
트위터 및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길 좋아하는 유아인이 지난 24일 밤 불특정 다수와 한 차례 ‘썰전’을 벌였다. 하지만 이번 ‘이벤트’는 유아인을 다소 꺼려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놓았을 만큼 너무도 솔직했고 애정이 넘쳤다. 자신을 향한 ‘여혐’ ‘메갈’ ‘관종’이라는 오해와 불신을 바로 잡았을 정도로 현명하게 처신했다.
시작은 지난 18일이었다. 한 네티즌(@konnyakupeach)이 유아인을 놓고 “한 20미터 정도 덜어져서 보기엔 좋은 사람일 것 같지만 친구로 지내라면 조금 힘들 것 같다”면서 “냉장고 채소칸에 애호박 하나 덜렁 들어있으면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나한테 ‘혼자라는 건 뭘까?’라며 코 찡끗할 것 같다”고 표현했는데 이를 본 유아인이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코찡끗)”이라는 농담 섞인 멘션을 날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며칠 동안 지속적으로 다수의 남녀 네티즌들이 몰려들어 그를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여러 댓글들을 보면 논리적인 비판보다 감정 섞인 비난이 많았다. 유아인 역시 사람인지라 유치한 비난에는 유치한 말장난으로 맞받아치며 시간 낭비를 하기도 했다.
유아인은 “애호박 드립에 애호박 드립으로 성별 모를 영어 아이디님께 농담 한마디 건넸다가 마이너리티리포터에게 걸려 여혐, 한남, 잠재적 범죄자가 됐다”며 트위터 활동을 재개한 것에 대해 후회하는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애호박-현피로 이어지는 발상의 전환이 참으로 아름답고 자유로운 이 세계”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유아인은 앞으로 이 같은 일에 휘말리지 않고, 건강한 생각을 표현할 사람들과 어울리겠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나는 내가 예쁘게 놀 수 있고 제대로 힘을 내게 사용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랑 놀겠다. 불편이, 그것으로 세상에 뱉는 몇 마디로 너희의 존재감을 가져가지 말아라. 존재를 가지라”며 “제발 내 인생 말고 너희의 인생을 살아라. 제가 여러분과 함께 그 답을 한 번 찾아보겠다. 사랑하며 삽시다.”
일부 네티즌들의 멘션은 구체적인 해결 방법이 결여된 직접적인 충고나 비방, 인신공격이었다. 이는 모순점이 밝혀져 유아인에 대한 반작용만 일으킬 뿐이었다. 유아인은 중간 중간에 같이 맞서며 각을 세우기도 했지만 결국 사랑하며 살자 ‘불금’을 즐기라는 말로 끝맺음 했다. 관점의 차이나 입장의 차이를 전제로 한 논리적인 비판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자신의 셀카 사진을 올리기 위해 등 저마다 다른 이유로 스타들은 SNS를 한다. 이번 유아인의 ‘트위터 설전’은 조롱과 비아냥을 뒤섞은 신랄한 문장으로 딱 보통 사람만큼의 특별함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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