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다시 외부에서 포수를 수혈했다. 허도환(33)이 가세하면서 일단 백업 포수진을 강화했다. 전체적인 경쟁 효과가 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는 지난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에 허도환을 지명했다. 즉흥적인 결정이 아닌, 예정된 시나리오였다. SK는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백업 포수를 한 명 보강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팀들이 예상대로 포수 자원들을 상당수 묶은 가운데 허도환이 풀릴 것이라는 계산을 일찌감치 세우고 있다.
SK의 예상대로 허도환이 한화의 40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포수 자원 중 허도환보다 나은 선수는 없었다는 게 SK의 판단이다. 다만 다른 팀들이 지명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고, 예상대로 3라운드에서 허도환을 지명할 수 있었다. 2라운드 지명이 전략대로 되지 않았을 뿐 1라운드에서 뽑은 강지광과 허도환은 모의 드래프트대로 성사됐다. SK가 비교적 이번 2차 드래프트를 만족스러워 하는 이유다.
2003년 두산의 지명을 받은 허도환은 두산, 넥센, 한화를 거쳐 네 번째 팀을 맞이한다. 1군 통산 522경기에 뛰었다. 방망이가 돋보이는 등 화려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내실이 있는 포수 자원이다. 당장 1군 주전감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언제든지 1군 경기에 나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은 갖추고 있다.
포수진은 SK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다. 주전 포수 이재원(29), 백업 포수 이성우(36) 구도로 내년을 구상하고 있다. 다만 이홍구의 군 입대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만약 이재원 이성우 둘 중 하나라도 부상을 당하면 난감한 상황에 이를 수 있었다. 현재 SK의 2군 포수들은 1군 경험이 전무하다. 장기 레이스에서 이런 위험부담을 떠안을 수는 없었다. 이는 SK가 지난해 KIA와의 4대4 트레이드 당시 이성우를 받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주전 포수는 이재원이다. 올해 부진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스케일이 가장 큰 포수다. 게다가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굵은 땀을 흘리고 있다. 공·수 모두에서 자신의 가장 좋을 때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게 염경엽 단장 이하 관계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하지만 시즌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또한 이재원이 반등하다고 해도 든든한 백업 포수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성우와 허도환이 ‘제2 포수’를 놓고 다툴 전망이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올해 대부분 27인 로스터에 두 명의 포수를 넣었다. 올해 한 시즌을 뛴 이성우가 한 발을 앞서 나간다는 평가지만 예단하기는 이른 승부다. 여기서 승리하면 주전 포수 이재원에 도전할 자격이 생긴다.
여기에 가고시마에서는 새 포수를 찾기 위한 오디션이 한창이다. 임태준(29)과 이윤재(28)가 박경완 배터리코치와 함께 땀을 흘린다. 박 코치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하면서도 “분명 발전되는 모습이 있다. 누구 하나에게 더 시키는 것 없이 똑같이 시키고 있는데, 경쟁에서 이기라는 메시지다. 이윤재가 좀 더 나은 점, 임태준이 좀 더 나은 점이 있기도 하다. 하려고 하는 의욕도 있다”고 기대를 걸었다. 내년 중반까지 잘 버티고 내년 제대할 이현석이 가세하면 발등에 떨어진 불은 어느 정도 진화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