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외국인 투수들이 올 시즌 부진의 늪에 허덕이며 방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앤디 밴헤켄, 에릭 해커, 마이클 보우덴이 그 주인공이다.
2012년 넥센에 입단한 밴헤켄은 KBO리그의 정상급 외국인 선발 요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데뷔 첫해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2014년 KBO리그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세 번째로 20승 고지를 밟았다. 다승 1위에 등극한 밴헤켄은 투수 부문 골든 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다.
2015년 15승을 거두며 특급 선발의 위용을 뽐낸 밴헤켄은 지난해 일본 세이부 라이온스로 이적했으나 1군 무대 10차례 등판을 통해 승리없이 4패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6.31. 넥센은 지난해 7월 라이언 피어밴드를 웨이버 공시하면서 벤헤켄을 재영입했다.
밴헤켄은 올 시즌 8승 7패(평균 자책점 3.77)에 머물렀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서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게 공통된 의견. 넥센은 올 시즌이 끝난 뒤 밴헤켄에게 재계약 불가 의사를 전했다.
2013년부터 5년째 NC에서 뛴 해커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2015년 19승을 거두며 다승 1위에 오르기도. 올 시즌 성적은 12승 7패(평균자책점 3.42). 해커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MVP에서 오를 만큼 에이스 본능을 발휘했으나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고개를 떨궜다.
3차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 해커는 3⅔이닝 5피안타(2피홈런) 7볼넷 2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NC는 외국인 투수 로건 베럿을 영입하면서 해커, 제프 맨쉽과의 재계약을 포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해커가 우리 팀에 도움도 많이 줬고 잘 던져줬다. 고마운 부분이지만 이제 NC가 4강으로 만족해선 안 된다.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해야 한다. (해커를 떠나보내) 조금 아쉽지만 강한 피처가 필요해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한 보우덴은 6월 30일 잠실 NC전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등 18승 7패(평균 자책점 3.80)를 거뒀고 NC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7⅔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뽐내며 두산의 통합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보우덴은 올 시즌 오른쪽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3승 5패에 머물렀다. 평균 자책점은 4.64.
보우덴은 가을 무대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두 차례 선발 출격 기회를 얻었으나 조기 강판의 아픔을 겪었다.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3이닝 3실점으로 일찍 무너진 데 이어 KIA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역시 4이닝 4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what@osen.co.kr
[사진] 밴헤켄-해커-보우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