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고 남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손아섭을 잔류시켰지만 여전히 전력 보강에 목마르다는 것. 강민호(삼성)를 놓치며 여유 자금으로 남게 된 80억 원의 실탄이 누구를 향하게 될지 관심사가 됐다.
롯데는 지난 26일, 내부 프리에이전트(FA) 손아섭과 4년 총액 98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안방마님인 강민호를 놓치며 발등에 불이 떨어졌던 롯데 입장에서는 손아섭을 잔류시키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롯데 입장에서는 내부 FA 시장에서 최대어인 강민호, 손아섭을 모두 잔류시키겠다는 목표를 절반만 달성했다. 강민호가 떠난 충격, 그리고 전력 공백의 여파를 쉽게 극복할 수는 없는 현 상황이다. 강민호가 차지했던 안방의 존재감, 그리고 중심 타선에서의 파괴력과 생산력은 쉽게 채워질 수 없는 공백이다.
롯데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트레이드와 외부 FA로 옮겨지고 있다. 다만, 롯데는 전력 보강이 아닌, 올해 전력을 내년에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강민호를 대체할 만한 공격력을 갖춘 자원이 팀에 합류해야 올해와 비교했을 때 전력의 보존이 어느 정도 이뤄진다는 것.
롯데 이윤원 단장은 전력 유지를 위해 조금 더 활발하게 오프시즌을 누비겠다고 전했다. 이 단장은 “아직 우리 팀 전력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FA 영입이나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하며 전력 충원의 의지를 밝혔다.
일단 포수 포지션의 경우, 올해 FA 시장에 강민호 외에는 포수가 없었다. 트레이드가 한 방법이다. 그러나 KBO리그 10개 구단 모두 각 팀의 자원들을 애지중지 하고 있다. 10개 구단 통틀어도 강민호 급의 공수겸장 대형 포수는 양의지(두산)를 제외하곤 전무하다. 포수 자체가 금값이다. 트레이드로 강민호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주전급 포수를 데려오기 위해선 막대한 선수 출혈이 불가피하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기에 롯데는 일단, 나종덕, 안중열, 김사훈 등 내부 포수 자원 육성에 심혈을 기울일 전망.
결국 포수에 국한되지 않고, 공격력 측면에만 초점을 맞춰 전력을 보강할 계획이 높다. 이 단장은 “전 포지션을 두루 살펴보며 전력 보강을 계획할 것이다. 어느 포지션을 콕 집어 말하기 보다는 강민호 선수가 빠지면서 공격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보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롯데는 강민호에게 제시했던 80억 원이라는 금액을 여유 자금으로 손에 쥐고 있다. 이 80억 원이 이제는 외부 FA 시장에서 활용할 실탄으로 재장전 된 셈이다. 대어급 선수들에게 쥐어줄 수 있는 거액이다. 결국 현재 FA 시장에 남은 대어급 자원 2명에 관심이 쏠린다. 김현수(전 필라델피아), 민병헌(전 두산)이 롯데의 최종 타겟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현수와 민병헌 모두 롯데 측에서 밝힌 공격력 보존이라는 방향에 정확하게 부합한다. 김현수는 이미 KBO리그에서 타격 기계로 정평이 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밟은 선수다. 실력에는 당연히 이견이 없다. 민병헌 역시 최근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였다. 정확성과 장타력, 빠른 발과 외야 전 포지션을 커버하는 수비력까지. 빼놓을 것이 없는 팔방미인이다. 외야 포지션 정리 문제는 차후에 생각해야 할 급의 자원들임은 분명하다.
80억 원이라는 금액은 롯데 입장에서 어차피 써야 할 금액이었다. 필요할 경우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현수와 민병헌 모두 경쟁이 붙은 상황이지만, 롯데는 최근 ‘머니 싸움’에서 뒤처지지 않았다. 강민호의 경우 롯데의 협상 자세가 다소 안일했고 아쉬웠다는 후문이 있다.
FA 시장 잔류를 선언한 롯데가 다시 한 번 ‘통 큰 투자’로 전력의 완성이라는 뜻을 이룰 수 있을까. 롯데의 남은 오프시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김현수(왼쪽)-민병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