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29·롯데)의 선택은 원 소속팀 잔류였다. 몸값에 대한 기준도 확실히 세웠다. 이제 공은 아직까지 잠잠한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으로 넘어왔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서서히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황재균이 kt로,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한 가운데 손아섭도 26일 4년 총액 98억 원에 원 소속팀 롯데와 사인했다. 이번 오프시즌을 앞두고 대어로 평가된 선수들이 속속 행선지를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구단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FA 시장을 앞두고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팀은 내부 단속에 정신이 없는 KIA, 육성 기조를 선언한 한화와 SK, 외부 FA 시장에 큰 관심이 없는 넥센과 올해는 내실 다지기를 선언한 NC였다. 5개 팀이 사실상 FA 시장에 뛰어들지 않은 가운데 나머지 팀들은 하나씩 대어들을 품에 안은 구도다. 남은 팀은 LG와 두산이다.
LG의 약점은 공격력이다. 마운드는 해볼 만한 전력이기 때문에 타선 보강이 관건이다. 때문에 FA 외야수 영입에 대한 욕심이 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가 보강되면 시너지 효과도 날 수 있다. 손아섭에도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손아섭은 롯데 잔류를 택했다. 이제 남은 선택지는 민병헌과 김현수인데, 두 선수 모두 옆집 두산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민병헌은 올해까지 두산에서 뛰었고, 김현수는 2016년 미국 진출 전까지 역시 두산 소속이었다. 자금 사정이 그리 넉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두산이 두 선수를 모두 잡지 못한다고 해도, 적어도 경합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
민병헌은 두산과의 협상에서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시장에 나왔다. 김현수는 아직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도 두 선수의 움직임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둘 다 놓친다는 것은 이래나 저래나 타격이 크다. 결국 외야 FA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LG의 행보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한편 강민호를 놓친 롯데도 여전히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았다. 삼성도 일단 한발자국 물러선 상황이지만 시장을 지켜보며 기회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 롯데나 삼성이나 시장에 다시 뛰어든다면 외야 FA에 관심을 가질 공산이 커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