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LIVE]두 얼굴의 임기준, "우타자에 당하지 않겠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11.27 09: 00

"우타자에게 당하지 않아야 한다".
KIA 좌완투수 임기준에게 2017시즌은 의미가 있었다. 15경기 등판에 그쳤고 1세이브 2홀드 1패, 평균자책점은 3.27를 기록했다. 부상(광배근)으로 인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존재감 있는 피칭을 했고 나름대로 투구의 맛을 알았다. 
투수로서 일종의 전환기를 맞이 했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팔의 위치를 살짝 높이고 팔 스윙을 짧게했다. 투구 템포도 빨라졌다. 맞더라도 과감하게 한복판으로 던졌다. 결과는 좋았다. 평균스피드가 140km 정도로 올라왔다. 7~8월 안정된 투구로 팀 마운드를 받쳐주었다. 

마무리캠프지 오키나와 긴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만난 임기준은 "올해는 무엇인가 될 것 같은 느낌을 얻었다. 예전보다는 스피드가 빨라졌고 변화구도 좋아졌다. 선발과 중간 따지지 않고 확실하게 승부하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한복판만 보고 던졌는데 나중에는 제구력도 괜찮아졌다"고 지난 시즌을 평가했다. 
임기준은 좌타자들에게 강했다. 좌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는 투구폼이다. 좌타자 피안타율이 1할6푼7리에 불과하다. 횡으로 크거나 작게 휘는 슬라이더가 위력이 있었다. 선발투수 보다는 좌타자 상대 스페셜리스트로 더 위력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반대로 우타자는 난제이다. 피안타율이 3할9푼1리에 이른다. 그래서 이번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는 우타자용 체인지업을 갈고 닦고 있다. "오른손 타자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바깥쪽으로 빠지는 변화구가 필요하다. 이곳에서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고 포크볼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도 던졌지만 완벽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교정 과목은 모든 투수들의 숙제인 제구력. 좋아졌다고 했지만, 올해도 22이닝에서 볼넷이 15개였다.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투구할때 얼굴의 위치를 바뀌었다. "마운드에서 볼을 던지고 나면 머리가 3루쪽으로 치우쳤다. 이대진 코치님의 조언대로 홈쪽으로 머리 위치를 유지했다. 불펜 투구를 하면서 많이 연습했는데 (제구력이) 효과를 느꼈다"고 말했다. 
스피드업은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올해 정도만 유지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번 시즌 가장 빠른 볼은 147km였는데 평균스피드가 올랐다. 스피드업은 욕심을 부린다고 되는 아니다. 직구 스피드를 올리기 보다는 제구력과 변화구에 초점을 맞추는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진정한 숙제는 잦은 부상이다. 임기준은 2010년 데뷔 이후 올해까지 실가동은 4년이었다. 몇 차례 부상에 발목이 잡혀 20경기 이상을 던진 적이 없다. 올해도 부상으로 스프링캠프에 불참했고, 구위가 좋았던 8월 말에는 광배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부상만 털어내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임기준의 내년 슬로건이다.
임기준은 선발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지만, 불펜에서 쓰임새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효준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해 좌완 한 자리가 비었다. 좌타자 저격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내년이 중요하다. 올해 좋았던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고 계속 보여주고 싶다. 그동안 자주 아파 제대로 못했지만 내년에는 부상없이 (풀타임으로) 보내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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