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한 닉 에반스(31), 과연 KBO리그에 돌아올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25일 보류선수명단 마감일에 외국인 타자 에반스를 넣지 않았다. 재계약를 포기한 것이다. 지난 2년간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했지만 1루수·지명타자로 포지션이 제한돼 있어 활용폭이 좁았다. 두산은 1루에 오재일이 있고, 지명타자도 최주환을 활용할 수 있다.
자유의 몸이 된 에반스는 KBO리그 어느 팀과도 계약이 가능하다. KBO리그에서 활약하며 검증된 선수이지만, 지금 현재로선 재취업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여러 팀들이 외국인 타자 자리를 채웠고, 공석인 팀들에게도 에반스가 1순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4개팀이 외국인 타자와 재계약했다. 넥센 마이클 초이스, SK 제이미 로맥, 삼성 다린 러프, kt 멜 로하스 주니어가 내년에도 함께한다. KIA 로저 버나디나, NC 재비어 스크럭스, 롯데 앤디 번즈도 아직 재계약하진 않았지만 유력한 선수들이다.
그렇게 되면 남는 팀은 한화와 LG밖에 없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에반스가 크게 매력적이진 않다.
윌린 로사리오를 보류선수명단에 포함시켰지만 재계약 가능성이 낮은 한화는 이미 대체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를 물색 중이다. 1루수·지명타자로는 김태균·최진행·이성열 등 팀 내에서도 자원이 풍부하다. 약점인 외야 보강에 초점을 두고 영입 후보 선수와 접촉 중이다. 에반스도 외야가 가능하지만 지난 2년간 두산에선 한 번도 외야로 나가지 않았다.
LG도 외국인 타자 1순위 후보는 3루수다. 국내 선수로는 3루수 자원이 부족한 LG는 루이스 히메네스를 비롯해 여러 후보들을 체크하고 있다. 에반스도 미국 시절 3루수를 본 적이 있지만 주 포지션은 아니다. KBO리그에선 지난 8월25일 문학 SK전에 교체로 3루 이동한 게 유일했다. 한 시즌을 풀로 주전 3루수를 맡기기엔 여러모로 부담이 따른다.
LG로선 에반스의 잠실구장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올 시즌 138경기 타율 2할9푼6리 152안타 27홈런 90타점 OPS .862로 활약한 에반스였지만, 잠실구장에선 77경기 타율 2할5푼9리 73안타 8홈런 39타점 OPS .702로 가장 저조했다. 잠실구장에선 최소 80경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에반스의 비잠실 구장 성적은 61경기 타율 3할4푼1리 79안타 19홈런 51타점 OPS 1.061로 워낙 뛰어나다. 지금 이대로 KBO리그를 떠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에반스를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