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밤’이 결 다른 스릴러로 완성되기까지, 주연을 맡은 강하늘, 김무열의 힘도 컸다.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 유석 역을 맡은 김무열과, 그런 형의 흔적을 쫓다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 진석 역을 맡은 강하늘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넘나드는 혼신의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주연을 맡은 강하늘은 현재 대전 계룡대에서 헌병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기억의 밤’ 촬영을 마치고 2년간 국가의 품으로 떠난 것. 사실 강하늘의 입대는 ‘기억의 밤’ 촬영을 시작하기 전 어느 정도 예정됐던 것이라고. 장항준 감독은 자신에게 군 입대 시기를 상의하는 강하늘에게 ‘인생 선배로서는 지금이 좋은 타이밍인 것 같다’는 조언을 전했다.
“캐스팅 할 때부터 강하늘이 ‘군대 갈 수도 있다, 아마 갈 확률이 적지 않다’고 얘기했었어요. 하지만 저나 제작자인 장원석 대표한테는 강하늘의 군 문제가 크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강하늘을 원했으니까요(웃음). 물론 영화 홍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영화 자체잖아요. 좋은 영화를 위해서는 강하늘이 반드시 필요했고요.
제 성격 자체가 잘 될 건 진창에 빠져도 잘 되고, 안 되는 건 어떻게든 안 된다는 생각을 늘 해요. 또 ‘기억의 밤’이 저한테는 중요한 영화지만, (강)하늘이한테는 하늘이의 중요한 인생이 있어요. 제가 하늘이한테 ‘네가 양보해라, 한 번 미루자’ 이렇게 말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어요. 그러면 이기적인 행동이죠.”
강하늘은 입대 전 “‘기억의 밤’ 개봉을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가는 게 너무 아쉽다”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개봉을 앞둔 최근, 강하늘은 장항준 감독에게 직접 연락을 해오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장항준 감독은 “군대에서 하늘이가 연락을 해왔다. 60분 시사 끝난 이후였는데 아버지가 면회를 가셨다고 하더라. ‘기억의 밤’ 반응이 너무 궁금해서 아버지 휴대전화로 잠깐 블로그도 검색하고 기사도 검색하고 이랬는데 반응이 좋아서 신이 나서 전화를 해왔다”며 “하늘이가 ‘감독님, 아빠가 면회 오셨는데 반응이 너무 좋은데요’ 이러면서 좋아했다. ‘저 지금 군대에서 나가서 홍보할 거예요’라고 농담까지 했다”고 웃었다.
이어 “강하늘이 주연인데 극장에서 영화를 못 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까 순간적으로 미안하더라. 자기가 애착을 가진 작품이었는데 스크린에서 못 보게 돼 안타깝다. 개봉하면 배우들이랑 전부 면회 가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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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메가박스㈜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