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에서의 성공을 갈망했지만, 냉정한 현실에 결국 타협했다. 박병호(31·넥센)가 전격 복귀를 선언했다. 극비리에 귀국해 결정을 내렸다.
넥센은 27일 박병호의 복귀를 공식 발표했다. 넥센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전 미네소타 트윈스와 박병호 선수 간의 잔여 계약 해지가 최종 합의됨에 따라 KBO리그로 복귀하게 된 박병호 선수와 연봉 15억 원에 2018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미네소타와 계약을 맺은 박병호는 계약기간 4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박병호는 2016년 시즌 초반 홈런포를 터뜨리며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정확도가 떨어지며 7월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이후로는 줄곧 마이너리그에만 있었다.
특히 2017년 시즌을 앞두고는 팀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힘든 시기를 겪었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새로운 수뇌부는 박병호를 냉정하게 외면했다. 설상가상으로 4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좋았던 타격감이 뚝 끊어졌다. 박병호는 반등하지 못했고, 결국 미네소타와 계약을 해지하는 방향으로 MLB 생활을 정리했다.
박병호는 불확실한 미래 속에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전력에서 완전히 배제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고 해도 MLB에 올라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었다. 1년간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며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도 박병호를 힘들게 했다. 박병호는 줄곧 가족들과 떨어져 살았고, 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KBO 복귀 선택지를 뒤로 미뤄놨던 박병호지만, 결국 유턴을 결정했다. 미네소타 수뇌부는 현지 언론을 통해 “박병호가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서 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박병호는 개인적인 일로 귀국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미국으로 다시 나간 뒤 넥센과 타협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잠깐 들어왔다 나간 수준이지만 결국 일련의 과정에서 복귀가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구단을 통해 “2년 전 메이저리그 진출에서부터 지금 KBO리그로 복귀하기까지 구단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지난 2년은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는 없다. 좋은 경험을 했고, 개인적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이제 고향 팀으로 돌아온 만큼 팬 여러분께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또한 내년시즌 팀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넥센은 박병호라는 확실한 거포를 보강해 다음 시즌 전력을 보강했다. 박병호는 금전적으로는 다소간 손해를 봤지만, 심리적으로 좀 더 편한 환경을 선택하며 잠시 멈췄던 시계를 다시 돌린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