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생활이 2년 만에 끝났다.
넥센 히어로즈는 27일 미국 미네소타 트윈스와 박병호 사이의 잔여 계약 해지가 최종 합의됨에 따라 복귀가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미네소타와 2년 계약을 해지하는 조건으로 남은 조건을 포기한 박병호는 친정팀 넥센으로 돌아오며 2년간 짧은 미국 생활을 마무리했다.
박병호는 지난 2015년 시즌 종료 후 해외 진출 자격을 얻었고,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최고 입찰액으로 1285만 달러를 써낸 미네소타가 박병호 단독 협상권을 가져갔고, 4년 총액 1200만 달러로 정식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LG 시절 만년 유망주여던 박병호는 넥센 이적 후 2012~2015년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잠재력을 터뜨렸다. KBO리그의 지배자였다. 특히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으로 2년 연속 50홈런을 넘기며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는 거포로 기대를 모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였던 2016년 시즌 초반 박병호는 기대를 현실로 만들었다. 4월 한 달간 타율은 2할2푼7리에 그쳤지만 홈런 6개를 터뜨리며 OPS .848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 상대팀들의 분석이 완료된 5월부터 박병호는 끝없이 추락했다.
5월 들어 타율 2할5리 3홈런 10타점 OPS .679로 하락세를 보이더니 6월에는 타율 1할3푼6리 3홈런 OPS .527로 곤두박질쳤다. 결국 7월1일자로 마이너리그 트리플A 로체스터로 강등됐고, 7월 중순 박병호를 데려온 테리 라이언 단장이 해고됏다. 트리플A로 내려간 뒤에는 8월말 손등 부상을 당한 끝에 수술을 받으며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2년차가 된 올 시즌 반등을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스프링 트레이닝을 앞두고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시범경기에서 19경기 타율 3할5푼3리 18안타 6홈런 13타점 OPS 1.159로 분투했지만 개막 로스터는 허락되지 않았다.
다시 트리플A로 내려갔지만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 악재가 겹쳤다. 부상 복귀 후에도 한동안 타격감을 찾지 못해 애먹었다. 그 사이 시간은 하염없이 흘렀고, 미네소타의 부름은 없었다. 미네소타는 박병호 없이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만큼 잘 나갔다. 1루수 및 지명타자에는 조 마우어, 미겔 사노, 로비 그로스맨이 있어 박병호의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박병호의 트리플A 성적도 빅리그에 어필하기엔 부족했다. 111경기 타율 2할5푼3리 106안타 14홈런 60타점 OPS .723. 볼넷 28개를 얻는 동안 삼진 130개를 당한 선구안이 아쉬웠다. 결국 시즌 내내 트리플A에만 머무른 박병호는 친정팀 넥센 복귀를 결심했다. 메이저리그 도전도 2년 만에 실패로 막을 내렸다.
박병호는 넥센 구단을 통해 "메이저리그에서의 지난 2년은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는 없다. 좋은 경험을 했고, 개인적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남긴 성적은 지난해 62경기 타율 1할9푼1리 41안타 12홈런 24타점 28득점 OPS .684 21볼넷 80삼진이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