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이 돌아왔다. KBO리그 홈런 레이스 판도도 대격변이 예고된다.
박병호가 2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넥센으로 복귀했다. 넥센은 27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 해지가 최종 합의된 박병호를 연봉 15억원에 2018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넥센은 웬만한 FA 영입 이상의 전력보강 효과를 누리게 됐다.
박병호의 복귀는 리그 전체 판도를 뒤흔들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넥센은 단숨에 5강 이상을 바라볼 수 있는 팀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박병호가 떠난 뒤 최정(SK) 시대를 맞이한 홈런왕 레이스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박병호와 최정의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박병호는 지난 2012~2015년 4년 연속 KBO리그 홈런왕에 빛난다. 2012년 31홈런, 2013년 37홈런,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을 터뜨렸다. 4년 연속 홈런왕은 역대 홈런왕 계보를 잇는 이만수-장종훈-이승엽도 이루지 못한 최초 기록. 2년 연속 50홈런도 전에 없던 기록이었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6년부턴 최정이 홈런 부문을 접수했다. 지난해 데뷔 첫 40홈런을 돌파, NC 에릭 테임즈와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에 오르며 공동 홈런왕을 차지한 최정은 올 시즌에도 46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은 단독 홈런왕으로 2년 연속 이 부문 1위 올랐다. 명실상부 최정 시대였다.
하지만 박병호의 넥센 복귀로 두 선수의 피할 수 없는 진검승부가 2018년부터 펼쳐지게 됐다. 역대 기록으로 본다면 박병호가 압도적이지만 변수가 생겼다. 넥센의 홈구장이 목동구장에서 고척스카이돔으로 바뀌었다. 홈런 공장에서 투수친화적 구장으로 옮긴 만큼 박병호의 홈런도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최정이 홈으로 사용하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KBO리그에서 가장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여기에 어퍼 스윙을 완전히 장착한 최정이 홈런에 눈을 떴다. 박병호에게 밀릴 이유가 없다.
박병호-최정뿐만이 아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지난해 37홈런, 올해 35홈런을 폭발한 김재환(두산)도 언제든 홈런왕 경쟁에 가세할 수 있는 거포다. 외국인 타자로는 올 시즌 115경기에서 35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3위에 오른 재비어 스크럭스(NC)가 있다. 여기에 5월 대체선수로 합류한 뒤 102경기에서 31홈런을 몰아친 제이미 로맥(SK)도 빼놓을 수 없다. /waw@osen.co.kr
[사진] 박병호-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