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의 적. 리버풀의 승리를 날린 장본인은 주심이 아닌 골키퍼 코치였다.
리버풀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첼시와 홈경기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리버풀은 후반 20분 모하메드 살라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은 적극적으로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추격에 나섰다. 특히 후반 38분 투입된 윌리안은 2분 후에 기가 막힌 동점골로 리버풀을 울렸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경기 종료 후 "나는 윌리안 교체를 보고 즉시 아담 랄라나를 투입하려고 했다. 나는 교체를 통해 시스템을 바꾸려고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랄라나의 교체는 윌리안의 골이 터지고 나서 4분이 지난 후반 44분이 돼서야 이뤄졌다.
클롭 감독은 "랄라나 투입으로 포메이션 변화를 주려고 했다. 심판이 교체를 지연시키고 경기를 계속 진행시킨 이유를 모르겠다. 모두 교체 준비를 마친 상태였지만 그는 교체 의사를 무시했다"고 심판진을 비난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잘못이 없었다. 랄라나 교체 투입을 지연시킨 범인은 리버풀 코칭스태프에 있었다.
영국 ‘안필드 HQ’ 공식 트위터는 리버풀 사정에 정통한 제임스 피어스 기자의 말을 인용해 당시 상황에 대해 상세하게 보도했다. 안필드 HQ는 "클롭 감독이 마이클 올리버 주심이 교체를 지연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당시 경기의 심판진은 교체 직전 리버풀 벤치에게 6번이나 교체 의사를 물어봤다. 리버풀 코칭스태프 사이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
이날 대기심인 크레이그 포슨은 리버풀의 코칭스태프에게 랄라나를 투입할 것인지 여부를 반복해서 물어봤지만 제대로 된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안필드 HQ에 따르면 랄라나의 투입이 지연되자 리버풀의 수석코치 인 젤리코 부바치는 존 악터버그 골키퍼 코치에게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날 악터버그 코치는 심판과 이야기를 담당한 리버풀의 코칭스태프였다. 그는 클롭 감독의 랄라나 투입 지시하지만, 제대로 심판진에게 교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를 시간 지연 행위로 의심한 올리버 주심이 리버풀의 투입 지시를 무시하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한 것.
부바치 수석코치는 랄라나 교체 투입이 지연되고 윌리안의 동점골이 터지자 악터버그 코치와 대화를 거부할 정도로 대노했다. 결국 코칭스태프의 자그마한 실수가 아쉬운 무승부로 이어졌다.
악터버그 코치는 2011년부터 리버풀의 1군 골키퍼 코치로 일해온 베테랑 코치이다. 수많은 감독 밑에서 꾸준히 자리를 지켜왔다. 최근 리버풀의 골키퍼 불안이 계속되자 그가 원흉으로 지적됐다. 악터버그 코치가 자리 잡은 이후 골키퍼는 꾸준하게 리버풀의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클롭 감독은 지난 해 '리버풀에코'와 인터뷰서 "악터버그 코치는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부지런한 사람이다. 그는 하루 온종일 일하는 것 같다"고 신뢰를 나타낸 바 있다. 실제로 이번 시즌 들어와서 시몽 미뇰렛도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하지만 악터버그 코치는 라이벌 첼시와 중대 일전에서 대형사고를 저질러 아쉬움을 남겼다. /mcadoo@osen.co.kr
[사진]위는 교체 지연을 항의하는 클롭 감독. 아래는 부바치 수석코치-악터버그 코치-클롭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