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관중을 모으는 데 딱 맞는 선수다".
kt는 27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 내 빅또리 라운지서 황재균 입단식을 치렀다. kt는 2주 전인 13일 황재균과 4년 총액 88억 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황재균은 계약 발표 2주 만에 kt 유니폼을 입고 공식석상에 나섰다.
kt 창단 후 최고액 투자였다. kt는 유달리 외부 FA에 인색했다. 1군 진입을 앞둔 2014년 겨울 박경수(4년 18억2000만원)와 박기혁(3+1년 11억4000만원), 김사율(3+1년 14억5000만원)을 FA로 영입했다. 세 명 합쳐 44억1000만원. 준척급 선수 한 명의 시장가보다 낮았다. 2015시즌 종료 후에는 유한준에게 4년 60억원을 안겨주며 데려왔다. kt의 역대 투자금 중 가장 높았다. 김상현을 3+1년 17억 원에 눌러앉혔지만 어디까지나 '집토끼'였다.
2016시즌 종료 후 'kt가 큰 손으로 떠오를 것이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야심찬 1군 진입이었으나 2년 연속 꼴찌에 그쳤기에 충분히 가능했던 분석이었다. 그러나 kt는 내부 FA 이진영과 2년 15억원에 계약했을 뿐, 단 한 명의 외부 FA도 잡지 못했다. 결과는 3년 연속 최하위로 이어졌다.
결국 kt가 1군 진입 3년간 영입한 외부 FA는 단 네 명에 불과했다. 그들에게 쓴 금액은 104억1000만원. 연 평균 35억 수준이었다. 치솟을 대로 치솟은 현재 FA 시장 사정과 맞지 않는 부분인 데다, 전력이 약한 kt 사정을 생각하면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
FA 시장에서 매번 인색하다는 평을 듣던 kt는 한 번에 이미지를 바꿨다. 또한, 구멍으로 꼽히던 내야 핫코너를 리그 최고 수준으로 발돋움시켰다. 여러 모로 황재균은 kt에게 맞춤형 퍼즐이었다.
임종택 단장은 입단식에서 "황재균은 우리가 원하는 3루 포지션에 적합했다. 거기에 '높은 목표를 향해서 과감히 도전하는 성격과 추진력'은 우리 팀 컬러와 제격이었다"라며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임 단장은 "수원 지역과 경기 남부권은 야구 갈증이 심하다. 우리에게는 잠재력 많은 시장이다"라며 "우리가 조금 더 성장한다면 야구계에서 100만 관중을 빨리 달성하는 구단을 만들고 싶다. 황재균은 그 목표에 맞는 선수 같다"고 전망했다.
황재균도 "수원은 내가 프로 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이다. 약간의 설렘과 새로운 느낌도 있었다. kt에 돌아와 즐거운 야구를 선사하고 싶다. 내년부터 열심히 뛰어보겠다"고 다짐했다. 김진욱 감독 역시 "다시 한 번 황재균 영입하는 데 힘써준 구단에 감사하다. 팬들이 기대하도록 여러 모로 준비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1군 진입 첫 시즌인 2015년 645,465명의 누적 관중수를 기록했다. 이듬해 682,444명으로 증가했고, 올 해에는 686,541명까지 늘었다. 적지만 꾸준한 상승 폭이다.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는 걸 감안하면 충분히 의미 있는 수치다. 황재균을 품은 kt가 100만 관중 목표에 다다를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
[사진] 수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