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정리의 계절이다. 각 구단들은 선수단 정리 작업에 한창이다. 새 식구가 들어오는 만큼 짐을 싸야 하는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삼성은 지난 25일 KBO에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했다. 이 가운데 1차 지명 출신 우동균(외야수)을 비롯해 김현우(투수), 나성용, 성의준(이상 내야수), 문선엽(외야수) 등 30세 전후의 만년 기대주들이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구단 측은 이들이 선수로서 한창 뛰어야 할 나이인 만큼 타 구단에서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로 했다.
대구 상원고 출신 우동균은 2008년 입단 당시 '제2의 장효조'로 불릴 만큼 뛰어난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으나 성장세는 느렸다. 그러다 보니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외야 자원이 풍부해지면서 우동균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올 시즌 1군 경기에 8차례 출장했으나 8타수 무안타 1득점에 그쳤다. 벼랑 끝에 몰렸지만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환경을 바꾸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다.
김현우는 2010년 데뷔 후 '포스트 오승환'이라 불리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150km에 육박하는 묵직한 직구가 강점. 퓨처스리그에서는 언히터블 모드였으나 1군 무대에서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 자책점 9.28을 찍었다. 김현우는 "몸상태도 괜찮다. 기회가 된다면 계속 공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2015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한 나성용은 수비 능력이 다소 떨어지나 타격 능력은 좋은 편이다. 1군 타율 1할8푼2리(11타수 2안타) 1타점에 그쳤지만 퓨처스리그 타율 3할9리(220타수 68안타) 16홈런 50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우타 대타 요원으로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성의준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요원. 1군 통산 타율 1할6푼3리에 그치는 등 타격 능력은 부족한 편이지만 대수비 요원으로 손색이 없다. 문선엽 또한 퓨처스리그에서 두 차례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는 등 타자로서 잠재 능력이 풍부하다. 무엇보다 20대 선수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삼성 시절 느린 성장세에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던 이들이지만 타 구단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는다면 새로운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 나중에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까봐 유망주들을 쉽사리 풀어주지 않았던 일부 구단과 달리 30세 전후의 만년 기대주들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한 삼성의 통 큰 결정도 인상적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