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감각 회복차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뛰던 강정호(30·피츠버그)가 갑작스레 방출됐다. 당초 계획에 다소간 차질이 생긴 것은 분명하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도미니카 리그의 특성을 고려해 방출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는 에이전시의 말을 인용, 도미니카 윈터리그의 아길라스 시바에냐스가 강정호를 방출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음주운전사고 여파로 미국 취업비자를 받지 못한 강정호는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도미니카 원터리그 출전을 선택했다. 아직 강정호가 필요한 피츠버그 구단의 적극적인 주선이 힘을 보탰다. 하지만 예정보다 빨리 도미니카를 떠난다.
피츠버그와 강정호는 이번 윈터리그에서 50경기 정도를 뛰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역시 한 시즌 공백은 컸다. 1년 내내 실전을 전혀 치르지 못한 강정호는 이번 윈터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공격 성적은 초라했다. 메이저리그에서 21홈런(2016년)을 때린 선수답지 않았다. 게다가 리그 초반에는 수비에서도 문제를 일으키며 애를 먹었다.
아길라스는 강정호에 비교적 꾸준히 기회를 줬다. 하지만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았다. 눈에 띄는 경기는 거의 없었다. 이에 대해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28일 “(방출이) 캐러비안 윈터리그에서 보기 드문 일은 아니다. 리그는 매우 경쟁적이고 승패에 민감하다. 제대로 활약하지 못한 선수는 방출한다”고 설명했다. 그 정도 성적으로는 윈터리그를 완주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실제 구단들은 승리를 원하기 마련이다. 팀의 명예가 걸린 만큼 당연하다. 그러나 일부 MLB 선수들은 '승리'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오프시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윈터리그 참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강정호도 그랬다. 당장 전력을 다하는 것보다는 실전감각 회복이 우선이었다. 시즌이 막바지로 흘러가는 과정에서 아길라스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강정호는 음주운전사고로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2017년 전체를 날렸다. 그는 3월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5월 항소는 기각됐다”면서 “강정호는 비자를 획득할 것에 대비, 폼을 되살리기 위해 아길라스 시바에냐스와 계약했다. 하지만 출루율 2할1푼9리, 장타율 0.202에 그쳤고 84타석에서 타율 1할4푼3리와 1홈런에 머물렀다. 삼진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1개였고, 4개의 실책 또한 공동 1위였다”고 윈터리그 성적을 짚었다.
강정호의 추후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언어·문화·음식까지 모두 다른 도미니카에 굳이 더 있을 필요는 없다.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겨울에는 개인훈련을 하며 비자발급 문제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비자가 발급된다면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 가 일찌감치 훈련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윈터리그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만만치 않았던 만큼 예전 기량을 찾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