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방출 칼바람이 투수들에게도 향했다.
한화가 지난 25일 KBO에 제출한 보류선수 제외명단에는 현역 은퇴 후 코치로 변신한 차일목·정현석, 일찍이 전력 외로 분류된 김경언, SNS 논란으로 방출된 김원석뿐만 아니라 투수 정대훈(32), 김기현(28)도 포함됐다. 이에 앞서 박성호·이성진·신세진·김병근 등 육성선수 신분 투수들도 방출됐다.
한화는 지난 몇 년간 선수단 정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올 시즌 중반부터 전성기가 지난 베테랑 선수들을 무더기 방출하며 뒤늦게 선수단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시즌을 마친 뒤에도 선수단 몸집 줄이기에 나섰고, 젊은 선수들로 팀을 새롭게 재편 중이다.
이번에 방출된 언더핸드 투수 정대훈은 지난 2008년 2차 5라운드 전체 39순위로 한화에 입단해 올해로 10년차가 됐다. 1군 6시즌 통산 성적은 152경기 7승3패1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5.34. 2015~2016년 한화 불펜에서 힘을 보탰지만 올해 부상과 재활로 1군 등판이 없었다.
2군 퓨처스리그에선 지난 4월19일 서산 삼성전에 구원등판한 것이 유일했다. 그 후 재활군에서 시즌을 마쳤다. 1985년생으로 만 32세의 나이도 한화의 방향과 맞지 않았다. 결국 한화의 보류명단에서 제외돼 10년 정든 팀을 떠나게 된 정대훈이지만 최근 캐치볼을 할 정도로 팔 상태가 회복됐다.
좌완 투수 김기현은 지난 2012년 NC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으나 방출된 뒤 2014년 한화 육성선수로 다시 기회를 잡았다. 1군 2시즌 통산 78경기 1승1패4홀드 평균자책점 4.87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5년 54경기에 1승3홀드 평균자책점 4.35을 기록하며 좌완 원포인트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 후 경찰야구단에서 2년간 군복무를 했다. 첫 해 팔 통증으로 2군 퓨처스리그 7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올 시즌은 27경기에서 1패5홀드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제대 후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마무리캠프를 소화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했지만 팀 사정에 의해 방출 통보를 받았다.
정대훈과 김기현 모두 현역 생활 연장을 희망하고 있다. 정대훈은 리그에 몇 없는 정통 언더핸드 투수로 희소가치가 있고, 김기현은 좌완 원포인트로 쓰임새가 충분하다. 방출 칼바람을 맞은 두 선수가 새로운 팀에서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사진] 정대훈-김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