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4연패에 도전하는 축구 대표팀에 스페인의 스피드가 입혀지고 있다.
신태용호는 27일 일본에서 열리는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위해 조기 소집을 가졌다. 대표팀은 오는 12월 6일 일본 도쿄로 출국하기 전까지 울산에서 손발을 맞춘다.
이번 대표팀은 K리그 선수들 중심으로 짜여졌다. 유럽파가 참여하지 못하는 동아시안컵서 다양한 카드를 실험하며 경기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것.
첫 소집이지만 선수들의 의지는 대단했다. 기본적인 체력 훈련에 이어 패싱게임을 하는 동안 대표팀은 굵은 땀을 흘렸다.
패싱게임 훈련은 신태용 감독과 함께 토니 그란데 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가 전면에 나섰다. 함께 소집된 그란데 코치와 미냐노 코치는 이미 대표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 넣었다. 또 빠른 적응으로 쉽게 녹아들면서 대표팀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구체적인 전술훈련은 아니었지만 스페인 축구의 최전선에 있던 이들은 빠른 패싱게임을 요구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로2012 우승을 경험했고 레알 마드리드라는 빅클럽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호흡했던 그란데 코치와 미냐노 코치는 통역을 통하면서도 큰 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콜롬비아-세르비아전에서 이미 두 코치는 완벽한 분석 능력을 선보였다. 스페인 대표팀 시절 콜롬비아, 세르비아를 분석했던 자료 뿐만 아니라 A대표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및 10월 A매치 2연전 분석, 그간 활용해온 훈련 프로그램 등을 정리해 신 감독에게 전달하고 의견을 주고 받았다. 사실상 하루종일 붙어 있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상황.
20명의 선수들은 미니게임을 펼칠 만한 작은 사이즈에서 빠른 패싱게임을 펼쳤다. 2번의 터치까지 허용되고 반대편으로 패스를 정확하게 연결하면 득점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득점을 노리는 것 뿐만 아니라 패스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볼이 살아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훈련을 마친 김신욱(전북)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코치님들이 생각하는 것은 살아 있는 패스를 연결해야 하는 것 같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말씀해 주신다. 그동안 해왔던 것 이상으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드필더인 이재성(전북)과 주세종(서울)도 "굉장히 강한 패스를 원하신다. 그 이유는 속도를 빠르게 하지 않으면 상대를 압도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그란데 코치의 시간이 끝나면 미냐노 코치는 선수들에게 간단한 요구를 했다. 빨리 체력을 회복하는 방법이다. 빠른 템포로 움직이면서 소홀해질 수 있는 반응 시간을 늘리기 위함이다.
그란데-미냐노 코치의 움직임은 분명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넣고 있다. 유럽파가 없는 대표팀이지만 현재 대표팀의 핵심은 K리그 선수들이다. 그들에게 두 코치는 스페인 축구의 스피드를 불어 넣고 있다. / 10bird@osen.co.kr
[사진] 울산=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