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필요하게 만들겠다".
KIA 내야수 최정민(28)이 '어게인 2016'을 꿈꾸고 있다. 지난 4월 이명기 김민식 노관현과 함께 SK를 떠나 KIA로 이적했다. 김기태 감독은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는 과정에서 최정민을 직접 지목했다. 예전부터 타격과 주루 등 재능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러나 SK 시절 발등을 다쳐 이적후에는 재활을 했다. 2016시즌 89경기 3할2푼9리의 기세를 잇지 못했다.
대신 퓨처스리그에서 41경기에 출전해 3할3푼1리를 기록했다. 7~8월 8경기에 출전해 8타수 3안타를 기록한 것이 올해 1군의 성적이다. 이적 신화를 일군 이명기 선배와 절친 김민식의 활약을 응원만 했을 뿐이었다. 시즌을 마치고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참가했다. 내년 시즌은 김호령과 고장혁의 군입대로 비어있는 1군 백업 요원을 목표로 맹훈련을 펼치고 있다. 외야까지 포지션을 넓혔다. 내외야 멀티플레이어에 대타와 대주자까지 쓰임새가 많다.
마무리 훈련지 오키나와 긴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만난 최정민은 "올해는 몸이 완전하지 못해 내 기량을 다 펼치지 못했다. 마무리 캠프에서 준비를 제대로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오키나와에 왔다. 수비와 타격에서 아쉬운 부분들을 모두 고치고 있다. 확실한 백업요원으로 자리 잡으려면 수비와 타격이 모두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타격에 대해서는 "약간 스윙이 컸는데 짧고 손목 위주의 스윙으로 바꾸었다. 처음에는 잘 고쳐지지 않았지만 훈련을 계속 하다보니 타구의 질이 좋아져 탄력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참가한 캠프에서 가장 많은 타격 훈련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흥식 타격코치도 "원래 타격 재능이 있다. 발도 빠르고 타격이 된다면 1군에서 좋은 백업요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타격할 때 몸이 들리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고치고 있다. 그래야 궤도가 좋아지고 타구도 잘 맞힐 수 있다. 하루에 1000개 정도는 치면서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정민은 번트에 대단히 능하다. 그는 "나의 가장 큰 무기이다. 번트는 타석에 들어서면 항상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훈련하고 있다. 상대가 방심할 때를 노리고 있다. 상대 야수들이 앞쪽으로 당기는데 그렇다면 내가 번트를 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방심하는 순간이다. 번트를 대야한다"고 독특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수비였다. 특히 송구에 문제를 갖고 있다. 짧은 거리는 그런대로 던지지만 먼거리 송구가 부정확하다. 내야수들은 옆으로 부드럽게 잘 던져야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았다. 최정민은 "마무리 캠프에서 수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특히 먼거리 송구의 정확도가 떨어진다. 유격수쪽에서 1루로 강한 송구를 많이 훈련했다"고 말했다.
포수 김민식과는 절친중에 절친이다. 마산중과 마산고를 같이 다녔다. SK에 입단 동기에 상무(국군체육부대)도 함께 복무했다. 그리고 지난 4월 함께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6월에 태어난 것도 같다. 전생에 무슨 관계였는지 궁금할 정도이다. 그래서 눈빛만 봐도 서로 마음을 아는 사이이다.
그는 "둘이 성격이 비슷한데 지는 것을 싫어한다. SK에서 같이 백업선수였는데 KIA에 같이 와서 민식이가 주전포수로 너무 잘해서 자랑스러웠다. 한국시리즈때 응원을 많이 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민식이가 잡아서 너무 좋았다. 나도 민식이 처럼 잘하고 싶다는 커다란 동기부여가 됐다"고 웃었다.
2018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붙박이 1군을 정조준했다. "백업선수로 팀이 보탬이 되겠다. 기회가 오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확실히 어필해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 반드시 나를 필요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눈에 힘을 주었다. 절친 김민식과 함께 1군에서 뛰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담겨져 있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