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억의 밤’(감독 장항준)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이다. 관객들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결과물로 끝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게 만들 것이다.
배우 강하늘과 김무열의 캐스팅으로 개봉 전부터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기억의 밤’은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한 형 유석(김무열 분)과 형의 뒤를 쫓으며 자신의 기억까지 의심하게 되는 동생 진석(강하늘 분)의 진실을 그린 추적 스릴러이다.
그동안 드라마 ‘후아유’ ‘드라마의 제왕’ ‘싸인’, 영화 ‘끝까지 간다’ ‘귀신이 산다’ 등의 각본, 각색, 연출 작업을 해왔던 장항준 감독이 각본과 연출 작업을 동시에 맡아 자신 있게 내놓았다. 영화 ‘불어라 봄바람’ 이후 14년 만이지만 실력파 감독으로서 쌓은 그간의 실력이 고스란히 집약돼 있다.
2014년에 소재를 떠올렸다는 장 감독은 시나리오 구성 단계부터 초고를 쓰는 기간까지 1년의 공을 들였다고 한다. 인물들의 관계와 신-시퀀스의 내용을 끊임없이 수정하면서 3권의 시나리오 노트를 빼곡히 채워가며 고민을 거듭한 결과물답게 탄탄한 얼개를 자랑한다.
이 영화에서 공포감을 고조시키는 방식은 비전형적이다. 이는 배우들의 흡인력 있는 연기가 인간의 상처와 아픔을 건드렸기 때문. 김무열의 섬뜩한 연기와 강하늘의 섬세한 연기가 맞물리며 생기는 탄력 있는 긴장감이 끝까지 마음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결말의 반전은 두 사람의 연기에 힘입은 별책 부록 같은 것이다.
‘동주’ ‘재심’ ‘청년경찰’까지 3연타 흥행에 성공하며 충무로 대세 배우 타이틀을 거머쥔 강하늘은 28세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폭이 넓은 진석 캐릭터를 완벽에 가깝게 소화해냈다. 김무열이 “20대 독보적인 배우”라는 찬사를 보낸 이유는 ‘기억의 밤’을 통해 증명될 수 있을 터다.
강하늘은 기억의 조각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석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절제된 연기로 진정성 있게 전달하며 명배우의 면모를 여실히 증명했다. 그 누구도 상상해본 적 없는 살인사건의 진실은 관객들을 완전히 매료시킬 전망이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