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무도' 김태호 PD "진정성 향한 노력, 성장의 계기됐다"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11.28 11: 42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현재의 고민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28일 오전 서울시 성동구청에서는 '무한도전의 무한한 도전'이라는 주제로 MBC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강연을 진행했다.
김태호 PD는 이날 "'무한도전'은 첫방송 37분에서 54분 70분 80분 늘어났다가 지난 9월에는 100분으로 늘어났다. 전에는 나와 조연출이 다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13명의 피디가 하고 있다. 노동집약적인 프로그램이 됐다"고 말하며 "시간이 늘어나야 회사 수익이 늘어나니 피디 입장에선 안타깝다. 멤버들이 만들 수 있는 웃음의 하루의 총양이라는 게 있다. 그걸 채울 수 없게 됐다. 기대감을 드려야하는데 기대감이 사라진지 꽤 오래됐다.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야하는데 100분을 보여드리려면 콩트도, 몰래카메라도 다 해야한다. 캐릭터가 바닥이 났다. 근본적인 고민을 하자는 말을 회사에 많이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초반부터 '무한도전'은 순탄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다고. 김태호 PD는 "녹화 전후의 모습, 멤버들이 지각하는 모습, 멤버들의 싸우는 모습이 나오면서 방송에 적합하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토요일 저녁에 재미있는 걸 보려고 틀었는데 비호감 멤버들이 나오고 있으면 좋겠냐는 말을 2005년에 꾸준히 들었다"고 말하며 "초기에 했던 '무모한도전' 포맷을 보며 저걸 왜 하지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실제로 저 첫방송을 실시간으로 본 분들은 많이 없었을 거다. 2005년 가을부터 '무모한 도전'을 받아서 '무리한 도전'으로 바꿨다. 콘셉트가 상당히 모호했다. 2% 부족한 멤버들이 모여서 매주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프로그램이었다"고 회상했다.
2% 부족했던 멤버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었다. 김 PD는 "박명수가 제일 '왜 섭외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던 멤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고, 정형돈을 향해서는 "평범함이 특별함이 된 케이스"라고 회상했다. 박명수의 균형점을 맞추기 위해서 '노브레인 서바이벌'로 인기를 끌었던 정준하를 섭외했고, 앙드레김이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연출하는 프로그램인지 모르고 노홍철 출연에 대한 항의를 김태호 PD를 통해 했다는 해프닝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모은 '무한도전'을 이끌게 된 김태호 PD는 멤버들과 함께 "'무한도전'이, 예능이 작품이 되려면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걸 담아보자는 말을 했다"고. 김 PD는 "'무한도전'이 바꾸고자 했던 게 있다. 기존 시스템을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보자, 우리의 평가 잣대를 우리가 다시 그려보자, 우리가 기준이 되어보자 하면서 예능 장르를 넓혀보고 망할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계속 도전해보고 새로운 걸 해봤다"고 도전정신을 회상했다.
그런 노력 끝에 마침내 '무한도전'은 잘 안착하게 됐다. 김태호 PD는 "시청률 많이 안 나와도 우리끼리 해보자 라는 말을 했다. 다행히 또 한 번 기회가 주어져서 2006년 봄 학기 때 독립프로그램이 됐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오게 됐다. 겨울에 만들어진 멤버들의 캐릭터를 이용해서 각종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하와이에 가지 못해도 하와이에 간 것 처럼 촬영을 했고, 몸개그도 나오고 했다. 진정성 측면에서 시청자들에 다가갈 내용들을 담았더니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파업 중 처음으로 추석 연휴를 쉬어봤다는 김태호 PD는 "멤버들도 그런 마음을 고스란히 느꼈을 것이다. 미안하다"며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위해 쉬지 않는 멤버들에게 미안함을 드러냈다. 김 PD는 "지금은 전보다 더 많은 대화를 하진 않는다. 어떻게 해야하지에 대한 걸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방향성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멤버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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