웽거 시대 그 다음을 보는 아스날... 보드진 개편 가속화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11.28 17: 07

아스날이 전설 아르센 웽거 감독의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아스날은 바르셀로나의 축구 디렉터 라울 산레히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산레히는 바르셀로나에서 14년 동안 일한 협상 전문가다. 오는 12월 1일 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팀을 떠나 런던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산레히는 지난 2003년 조안 라포르타가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산드로 로셀의 손에 바르셀로나 풋볼 디렉터로 임명됐다. 이후 펩 세구라와 함께 바르셀로나의 선수 영입 협상을 담당했다. 그는 세스크 파브레가스, 루이스 수아레스, 오스만 뎀벨레, 네이마르 등 바르셀로나의 주요 영입 협상을 도맡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스날에서 선수 협상을 담당하던 딕 로는 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산레히는 아스날에서 바르셀로나 시절처럼 선수 영입 협상 전반을 담당할 예정이다. 최근 아스날은 다른 구단에서 성공한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스날은 지난 21일 보르시아 도르트문트의 수석 스카우터 스벤 미슐린타트를 영입했다. 그는 도르트문트 부활의 핵심으로 마츠 훔멜스, 스벤 벤더, 네벤 수보티치 등 다른 팀에서 저평가 받던 선수를 영입해 스타 선수로 키워냈다. 뿐만 아니라 아직 덜 알려지지 않은 스타를 발굴하는데도 능해서 가가와 신지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영입하기도 했다.
아스날은 "유럽에서 가장 존경받는 스카우터인 미슐린타트를 도르트문트에서 영입했다"며 "그는 12월부터 업무에 들어간다. 그는 웽거 감독과 이반 가지디스 CEO, 다른 코치, 스카우트 팀, 아스날 네트워크와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웽거 감독의 오른팔로 평가받던 아스날의 수석 스카우터 스티브 로울리는 팀을 떠난 상태다. 외부 영입 인재에 밀려서 팀을 떠난 로울리와 로 모두 웽거 감독의 신임을 받던 인물들이다. 웽거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함께 전권을 잡고 팀을 이끄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산레히와 미슐린타트 같은 외부 영입 인사들은 웽거 감독에게 쏠려있는 아스날 업무 전반을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아스날의 보드진 개편을 이끌고 있는 것은 가지디스 CEO다. 이러한 움직임은 아스날이 웽거 감독 이후 시대를 준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지디스 CEO의 일련의 개혁은 웽거 감독 역시 자신이 떠난 아스날을 미리 대비한다는 것에 동의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과거 "대체 풋볼 디렉터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하던 웽거 감독은 사라졌다. 
미슐린타트 영입 당시 웽거 감독 역시 "미슐린타트와 합류하는 것이 기쁘다. 어리고 유망한 선수는 우리 철학의 핵심이다. 미슐린타는 오랜 기간 동안 아주 뛰어난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기쁨을 나타내기도 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너무나 큰 나무였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사라지자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었다. 데이비드 모예스나 루이스 반할 감독의 혼란기를 걸쳐 조세 무리뉴 감독까지 와서야 간신히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맨유의 퍼거슨 감독처럼 아스날의 상징은 누가 뭐라고 해도 웽거 감독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영원할 수는 없다. 아스날 역시 웽거 감독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웽거 감독이 팀을 떠나지는 않겠지만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새로운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웽거 감독의 암묵적인 동의를 통해 가지디스 CEO는 다음 세대의 아스날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웽거 감독 역시 다음 세대 아스날을 위해 과거의 고집을 꺾고 새로운 시대 적응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사전 준비는 아스날이 웽거 감독 이후 겪을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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