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격투기 선수 출신 배우 육진수는 연기 활동을 비롯해 훈훈한 선행까지 하고 있다. 비주얼만 보면 쉽게 다가갈 수 없지만 아픈 아이들을 위해 활동하는 마음이 따뜻한 배우다.
육진수는 사회공헌기업 굿파이터즈 대표로 자선 격투 대회 ‘엔젤스 파이팅’에 이어 지난 12일에는 제1회 ‘굿파이터즈’ 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를 통해 환아와 결손가정 어린이를 돕기 위한 이벤트다.
배우 이일화, 조한선, 조태관, 방준호, 가수 조관우, 울랄라세션, 신유, 춘자, 유리 등이 굿파이터즈 패밀리로 육진수와 어린이 돕기를 함께 하고 있다.
육진수가 이처럼 희귀난치병 어린이들과 결손가정 어린이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건 아들이 기도협착으로 투병 생활을 하면서부터다. 아픈 어린이들에 대한 남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던 그가 직접 그들을 돕기 위해 굿파이터즈라는 사회공헌기업을 만들고 대회를 개최하며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뿐 아니라 육진수는 배우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이병헌, 박정민 주연의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 출연했고 영화 ‘챔피언’, ‘여곡성’ 촬영을 앞두고 있다. 또한 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6’에 특별출연 하는 등 연기도 열심히 임하고 있다.
-희귀난치병 어린이와 결손가정 어린이들을 돕는 좋은 일을 하고 있다.
▲ 그런 말 들을 때마다 쑥스럽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힘들고 어렵고 아픈 어린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과거 아픈 아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슈퍼스타K’에도 출연했는데 화제가 돼서 응원하는 아빠들에게 팬레터를 받았다. 나처럼 힘든 삶을 살고 있는데 나 때문에 열심히 살고 있고 영웅이라는 말까지 해서 기분이 묘하더라.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쉽지 않은데 하다 보면 못 빠져나간다. 계속하게 되더라. 내가 할 수 있는 건 스포츠인으로서, 엔터테이너로서 가교 구실을 하면서 스포츠 재능기부 문화를 감히 해보고 싶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희귀난치병 어린이들을 돕기까지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아들이 많이 호전돼서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하고 있다. 병원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 한 학년 유예하고 학교를 보내야 할 시기가 됐는데 걱정된다. 건강하게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아내와 아이를 치료해준 의사를 찾아갔는데 우리 아이가 ‘기적적인 아이’라고 하더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아이에 대한 곡절이 있었다.
-굿파이터즈 대회는 어떻게 진행됐는지?
▲ 2시간 넘게 생방송으로 방송됐고 많은 연예인이 참여했다. 춘자가 재능기부로 디제잉을 했고 울랄라세션 동생들이 실제 시합도 했다. 이일화도 응원의 메시지를 줬다. 동료 연예인들에게 함께 어린이들을 돕는 활동을 하자고 했을 때 처음에는 쑥스러워했다. 하지만 봉사도 함께 가고 시합도 하면서 스포츠만이 가질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들도 찾아가서 국회에서 싸우지 말고 운동을 통해서 해소하고 화합도 하라고 했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정치를 뚫을 수 있는 건 스포츠, 예술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국회의원들도 참여해줄 거라고 믿는다. 이뿐 아니라 연예인, 운동선수,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기부를 통해 어린이들을 돕고 싶다.
-아내도 굿파이터즈와 같은 활동을 지지해주는지?
▲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생각하고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를 아내에게 말했다. 아내가 처음에는 속상해하면서 꼭 해야 하냐고 했을 때 최소한 몇 명의 아이들이라도 돕고 싶다고 했다. 오래 하다 보면 더 많은 아이를 도울 수 있고 좋은 일이 생기지 않겠냐고 하니까 어느 순간부터 나를 응원하고 존경스럽다는 얘기도 한다.
어린이는 돕는 활동을 하면서 ‘어린이 돕는 든든한 아저씨’, ‘알통 아저씨로’ 불렸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멋지고 재미있는 그런 아저씨가 되고 싶다.
-굿파이터즈와 같이 기부, 봉사 활동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 최근에 어금니 아빠라든지 기부단체 새희망 씨앗의 요트 파티 뉴스를 보고 속상했다. 99%가 좋은 마음으로 하는데 1%가 논란이 돼서 안타깝더라. 이번에 논란으로 영향이 있었다. 화가 날 만한 소리를 들은 적도 있었다. 방송사에서 굿파이터즈 대회 방송을 요청했는데 부담스럽다고 한 경우도 있었다.
-굿파이터즈 대회와 연기를 병행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 쉽지 않다. 주변에서 복이 많다고 하기도 하고 욕심이 많다고 하기도 한다. 어떻게 하다 보니 배우 회사에 입적했고 영화에 출연하다 보니 좋은 배우도 만나고 추천도 받았다. 내 신조가 인생이 고민한다고 나아지는 건 없다는 건데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다. 연기하다 보니 욕심도 생기고 멋진 영화들을 봤을 때 주인공이 되고 싶더라. 뒤늦게 연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분명 정속대로 가는 데 한계가 있을 것 같아서 성공 궤도에 오른 배우들의 습성과 연기론을 배우려고 공부하고 있다.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이병헌과 호흡을 맞췄는데?
▲ 액션신을 촬영하다 이병헌 이마에 살짝 스크래치가 났다. 죄송하다고 했는데 웃으면서 촬영하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신인이 나에게 용기를 주고 연기에 대해 조언을 해줬다. 누구의 말처럼 말 한마디가 용기를 주고 자신감을 주더라. 이병헌 선배가 자상함을 가지고 있더라. 좋은 말도 해주고 밤새 촬영하면서 액션도 많은데 열심히 하는 걸 보면서 톱배우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이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롤모델은 누구인지?
▲ 마동석이다. 감히 말씀드리지 못할 정도로 대배우다. 유머러스한데 강한 모습도 있고 연기도 일부러 멋스럽게 하려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한다. 이미지가 비슷해서 그런지 주변에서 마동석과 비슷하다고 한다. 좋아하고 존경하는 배우다.
-내년 목표는?
▲ 운이 많아서 역할이 크지 않지만 올해 영화 다섯 편째 출연하고 마무리하는 것 같다. 작은 역할 맡기도 어렵고 상업영화에 얼굴을 노출시키는 게 힘들더라. 목표라면 다작을 하고 싶다. 현장에서 노하우를 축적하면 연기가 발전할 거라고 생각, 최대한 현장에 많이 나가고 싶다. 어떤 역할이든 주어지는 역할에 최대한 도전하고 싶다. /kangsj@osen.co.kr
[사진] 이매진아시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