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이정협의 약속... "기쁨의 눈물만 흘리겠습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11.29 05: 58

"기쁨의 눈물만 흘리겠습니다".
이정협이 다짐을 내놓았다. 더이상 슬픔과 회한의 눈물이 아니라 기쁨의 눈물을 흘리겠다는 것. 이정협은 29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릴 FA컵 1차전 출전 준비를 마쳤다. 28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정협은 자신에게 생긴 논란에 대한 부담도 크지만 냉정함을 잃지 않고 부산의 승리를 위해 뛰겠다고 선언했다.
부산 최전방의 주인인 이정협은 승강 플레이오프서 골 맛을 보지 못했다. 2차전서 페널티킥을 얻어 냈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당시 이정협은 연장 후반 초반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결국 팀은 승부차기 끝에 패했고 부산은 승격 기회를 못살렸다.

이정협은 "아쉽게 승격을 못했다. 몸은 당연히 힘들지만 티를 안내고 정신력으로 이겨낼거라고 믿고 있다. 모두 할일이 무엇인지 안다. 고 조진호 감독님께 선물을 드리겠다. 힘들다는 핑계는 하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또 그는 "팬분들에게 죄송하다. 공격수라면 매경기 골을 넣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자책하기보다는 부담 가지기 보다는 매 경기 열심히 뛰려고 한다"고 최전방 공격수로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부산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조진호 감독을 위해 뛴다. 특히 애제자인 이정협은 그 중심이다. 본인도 잘 알고 있다. 최전방에서 자신이 골을 넣지 못하면 부산의 경기력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마친 뒤 이정협은 굵은 눈물을 흘렸다. 조 감독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었다. 당시 그는 "서포터스석에 감독님 얼굴이 나온 사진이 보였다. 그래서 감독님께 '도와 주세요'라고 기도 아닌 기도를 했다. 그러나 모두 내 잘못이다.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 감독님께도 정말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엉엉 울 정도였다. 본인의 잘못과 스승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FA컵 1차전을 앞두고 이정협은 눈물은 흘리지만 다른 눈물을 흘리겠다고 선언했다. 기쁨의 눈물을 통해 조 감독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팬들에게 FA컵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선물하겠다는 것.
이정협은 "다시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다. 하지만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며 "슬픔과 아쉬움의 눈물이 아니다. 골을 넣고 부산의 FA컵 우승을 이끌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겠다. 다시 한번 집중을 하면서 FA컵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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