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29·상하이)이 굳이 경기에 나설 필요는 없었다. 김연경이 휴식을 취한 가운데 상하이는 약체 윈난성에 고전했으나 시즌 8연승을 질주했다.
상하이는 28일 홈구장인 상하이 루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중국여자배구 슈퍼리그’ 조별예선 B조 윈난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4, 20-25, 25-22, 22-25, 15-11)로 이겼다. 상하이는 이날 승리로 시즌 개막 후 8전 전승을 기록하며 B조 1위를 굳게 지켰으나 약체 윈난에게 승점을 뺏기는 등 상당히 고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 득점 1위에 빛났던 김연경은 출전하지 않았다. 상대가 약체인 윈난이기도 해 김연경을 무리하게 투입할 이유는 없었다. 이날 상하이는 김연경, 마윤웬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을 빼고 그간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대부분 90년대 중후반생의 어린 선수들이 코트를 밟았다.
그 결과 대학 선수들이 주축이 된 윈난에게 두 세트를 내주는 등 예상 외로 크게 고전했다. 다만 경기 승리는 따내 무패 행진은 이어갔다. 한편 윈난은 이번 시즌 들어 첫 승점을 따냈다.
1세트를 손쉽게 따낸 상하이는 2세트 들어 공격이 잘 터지지 않으며 윈난에 세트를 내줬다. 경기가 풀리지 않는 기색이었다. 3세트에서도 다소 고전했다. 하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겨우 이겼다. 이날 주포 몫을 한 양지에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연경은 경기 준비 복장을 하지 않고 아예 벤치에 앉아 있었다. 웬만한 상황이라면 투입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벤치에서 동료들을 응원하며 작전 타임 때는 몇몇 부분을 조언해주기도 했다.
4세트에서도 초반 기선을 내주며 끌려갔다. 4-7까지 뒤지는 등 코트에는 다소 긴장감을 감돌았다. 그러나 전력차는 뚜렷했다. 침착하게 전열을 정비한 상하이는 윈난의 범실까지 등에 업고 역전에 성공한 후 차근차근 점수차를 벌렸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20점 이후 전열이 급격하게 흐트러졌고, 상대 외국인 선수 트레마이네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허무하게 역전패했다.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잘 드러났다.
5세트도 아슬아슬한 흐름이었다. 9-8까지 추격을 허용하는 등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승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상하이는 근소한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양지에와 궈진웨이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갔고, 중앙 공격이 통하며 윈난을 흔들었다. 마지막에는 원난도 흔들리며 상대의 추격을 가까스로 뿌리쳤다. 끝내 상하이는 김연경 없이도 8연승에 성공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