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선수들의 이동으로 FA 시장 1라운드가 막을 내렸다. 이제 나머지 선수들의 2라운드가 열린다.
지난 8일 FA 시장 개장 후 3주가 흘렀다. 지금까지 총 6명의 선수들이 계약했다. 그 중 대어급 선수들이 속속 행선지를 결정했다. 지난 13일 황재균(88억원)의 kt행을 시작으로 21일 강민호(80억원)가 삼성 이적한데 이어 26일 롯데 손아섭(98억원)이 재계약했고, 28일에는 민병헌(80억원)이 롯데로 옮겼다.
남은 FA 시장에서 대어급 선수는 해외파 김현수밖에 없다. 다만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내달 중순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까지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 김현수가 장기전으로 흐르게 됨에 따라 당분간 FA 시장은 관심밖에 있던 준척급 선수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 남은 FA 선수는 김주찬(KIA), 김승회(두산), 최준석·이우민(이상 롯데), 손시헌·이종욱·지석훈(이상 NC), 정의윤(SK), 채태인(넥센), 정근우·박정진·안영명(이상 한화), 이대형(kt) 등 13명이다. 그 중에서 타팀의 관심을 받거나 이적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꼽는다면 정근우·채태인·정의윤 등이 있다.
지난 2013년 11월 한화와 4년 총액 70억원 대박을 터뜨렸던 정근우는 두 번째 FA에서 협상이 난항에 부딪쳤다. 한화는 만 35세인 정근우의 나이를 감안, 계약기간을 2~3년으로 줄이고자 한다. 하지만 여전히 리그 정상급 2루수로 건재를 과시 중인 정근우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 2루 보강이 필요한 팀에서 영입에 나설 만하다. LG와 삼성은 주전 2루수가 미정이다. 롯데도 앤디 번즈가 3루수 또는 유격수로 이동하면 2루가 빈다.
박병호의 복귀로 넥센에서 설자리가 거의 없어진 채태인은 어느 팀이든 이적이 유력하다. 원소속팀 넥센이 채태인의 FA 보상선수를 받지 않기로 함에 따라 걸림돌이 사라졌다. 채태인의 올해 연봉 3억원의 300%인 9억원 보상금을 지불하면 보상선수 출혈 없이 영입 가능하다. 친정팀 삼성은 이승엽 은퇴로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가 비어있다. 롯데도 주전 1루수 이대호의 체력 안배 차원에서 채태인 카드에 매력을 느낄 만하다.
만 31세로 남은 FA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정의윤은 그러나 원소속팀 SK와 협상이 장기전으로 흐르고 있다. 같은 외야 FA였던 손아섭·민병헌의 거취가 결정되면서 정의윤도 다시 한 번 시장에서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LG가 외야 보강을 필요로 하지만, 1순위 후보는 김현수라 정의윤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
이외 FA 선수들은 이적 가능성이 낮다.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끈 캡틴' 김주찬은 5년 전 FA 시장에서 4년 총액 50억원으로 외야수 최고 대우를 받았다. 두 번째 FA가 된 김주찬은 큰 이변 없는 한 KIA 잔류가 유력하지만 만 36세로 나이가 부담이다. 계약기간에서 얼마나 의견을 좁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현실적으로 타팀 이적이 어렵다. 모두 30대 중후반 베테랑들이고, 보상선수 조항이 발목을 잡는다. 원소속팀 잔류가 유력하지만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waw@osen.co.kr
[사진] 정근우-채태인-정의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