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가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의 차기 행선지로 적합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투·타 겸업을 원하는 오타니가 추신수(35·텍사스)와 지명타자 포지션을 나눠들 수 있다는 게 하나의 근거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텍사스 담당기자 T.R 설리번은 28일(한국시간) “텍사스와 오타니가 어울리는 8가지 이유”라는 컬럼에서 오타니의 텍사스행 가능성을 다뤘다. 텍사스가 오타니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이미 존 다니엘스 단장이 직접 나선 상황인데 몇몇 부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게 설리반의 주장이다.
8가지 이유 중 하나로 오타니의 핵심 요구조건인 투·타 겸업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들었다. 오타니의 투·타 겸업은 선발 등판 사이 휴식일에 지명타자 출전을 골자로 한다. 텍사스에서 올해 지명타자로 가장 많이 뛴 선수는 베테랑 추신수였다. 하지만 추신수도 풀타임 지명타자를 그리 반가워하지 않는 만큼 두 선수의 공존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설리번은 “텍사스는 추신수라는 지명타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추신수는 풀타임 지명타자 출전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고 전제했다. 실제 추신수는 지명타자 출전보다는 원래 포지션인 우익수 출전을 희망하고 있다. 설리번은 “오타니가 선발 등판 사이 1~2일 정도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그때는 추신수가 외야수로 나가는 정비가 이뤄지는 것이 답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설리번은 “텍사스는 투수가 필요한 팀이지만, 그들은 오타니의 타격 재능을 폭발시킬 방법도 기꺼이 연구할 것”이라면서 이런 텍사스의 환경이 오타니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텍사스는 올해 추신수의 수비 출전 비중을 줄였다. 지난 3년간 잦은 부상에 시달린 추신수를 보호하는 것이 첫 목적이다. 한편으로는 추신수의 수비력이 계속해서 떨어진다는 점도 있다. 대신 노마 마자라 등 팀을 대표하는 젊은 야수들의 수비 비중을 높였다. 내년에도 이런 추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신수를 1루수로도 활용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도는 등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공언하지는 않았다.
여기서 오타니가 가세하면 오타니와 추신수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추신수가 외야로 나갈 때는 유망주들의 체력도 안배할 수 있다. 물론 오타니의 타격 능력이 MLB에서 통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텍사스는 오타니의 마음을 붙잡는 것이 우선이다.
텍사스는 오타니에게 계약금으로 최대 353만5000달러(약 39억 원)를 지불할 수 있다. 이는 30개 구단 중 또 하나의 유력 행선지인 뉴욕 양키스(35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또 다른 후보인 시애틀(157만 달러), LA 다저스(30만 달러)보다는 훨씬 많다. 물론 돈을 포기하고 온 오타니가 계약금에 목을 매달지는 않겠지만 설리번은 이 또한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점쳤다.
한편 설리번은 계약금과 지명타자 활용 외에 텍사스가 언제든지 지구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위닝팀이라는 점, 텍사스 내 인적 자원들이 일본과 친밀하다는 점, 팀에서 의지할 수 있는 다르빗슈를 영입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 더운 열기를 막아줄 새로운 경기장이 2020년 완공된다는 점, 댈러스-포트워스 지역이 큰 광역권이기는 하지만 뉴욕이나 LA에 비하면 압박이 덜하다는 점, 그리고 텍사스주는 주세가 없고 살기 좋은 지역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추신수(왼쪽)-오타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