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한 해였네요."
올 시즌 박세혁(27·두산)은 양의지 못지않게 두산 베어스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정규시즌 97경기에 나온 그는 타율 2할8푼4리 5홈런으로 포수로서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고, 특히 주전 포수 양의지가 6월말 손가락 골절을 빠졌을 당시 공백을 완벽하게 지웠다. 또한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양의지가 허리 통증으로 경기 중간 빠지자 타율 4할4푼4리로 맹타를 휘두르기도 했다.
한국시리즈를 마친 가운데 박세혁은 큰 휴식없이 지난 3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실시한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구슬땀을 흘렸다. 박세혁은 "마무리캠프는 잘 진행됐다. 올 시즌 주전으로 뛴 것도 아니고, 부족한 점도 많다고 느꼈다. 그만큼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감독님게서 특히 타격쪽에 신경을 많이 쓰라고 하셔서,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토 인스트럭터 코치님도 많이 알려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내년에 이 감각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고, 생애 첫 포스트시즌 안방까지 지켰던 만큼, 박세혁은 2017년은 좀 더 특별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그는 "올 시즌은 나에게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라며 "나에게 각별했던 한 해다. 어느 해든 많이 느끼지만, 포스트시즌도 뛰어봤고, 정말 뜻 깊었다"고 되돌아 봤다.
박세혁은 양의지의 부상 당시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각오를 보였다. 당시 활약에 대한 평가를 묻자 박세혁은 "잘 버틴 것 같았다. 처음에는 내가 뛰자마자 팀이 졌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그 때 느낌 점이 앞으로 야구 인생에 맣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며 "그 때 힘들었던 것이 전화위복이 돼 후반기를 좀 더 잘 풀어갈 수 있었고, 또 우리 팀 선수들이 워낙 강하고, 페이스도 잘 올라와서 팀이 후반기 1위를 달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주전 포수로서도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던 만큼,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에 가려서 백업으로 나서는 박세혁은 포수난에 시달리는 팀에게는 박세혁은 탐나는 카드다. 박세혁은 이런 시선에 대해 "주전 못지 않다고 하면 기분은 좋다. 그러나 그 뿐이다. 같은 팀에 주전 선수와 주전급 백업 선수가 있으면 정말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나는 (양)의지 형에게 정말 많은 보고 배웠다. 의지 형에게 감사한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후반기 매서운 상승세를 보여주며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뒤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성공했지만,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데는 실패했다. 박세혁은 아쉬움과 함께 팀에 대한 자부심을 함께 이야기했다.
박세혁은 "올해 팀이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나한테 찬스가 왔을 때 살렸어야 했는데, 못살리면서 6~7차전까지 못끌고 간 것 같다"며 우승 불발에 대한 짙은 아쉬움을 내비친 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나는 아직도 우리 팀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2년 연속 우승은 쉽지 않은 것인데, 두산은 지난해까지 우리 팀은 그것을 해냈다. 올 시즌도 힘들었던 가운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정상 탈환을 다시 한 번 목표로 삼았다. 그는 "매 시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어느 정도 했다고 해서 안주할 수 없다. 사람들이 '박세혁'이라는 이름을 알아주시고, 포수로서의 능력을 칭찬해주셨지만, 이제 눈높이다 더 높아진 만큼, 더 채찍질하고 열심히 해야한다"라며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은 거둬야하는 것은 당연하고, 내년에는 꼭 다시 한 번 통합 우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