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깝스'가 예상 외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이제 시작이니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하지만, 조정석 하드캐리만으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힘들 것으로 예측돼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MBC 월화드라마 '투깝스'는 뺀질이 사기꾼 영혼이 들어온 정의로운 강력계 형사와 까칠한 여기자가 펼치는 판타지 수사 로맨스 드라마로, 조정석이 일찌감치 캐스팅돼 방송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조정석은 이 드라마에서 형사 차동탁과 빙의된 사기꾼 공수창 역을 맡아 1인 2역에 도전하고 있다. 빙의가 됐다는 점에서 조정석이 출연했던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워낙 연기 잘하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는 조정석이기에 이 역시도 잘해낼 것으로 예상됐다.
조정석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딱이다. 조항준(김민종 분)을 살해한 진범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차동탁을 연기할 때는 진중하면서도 까칠한 모습으로 극의 중심을 잡고, 공수창이 빙의가 된 이후에는 한없이 가벼운 뺀질이로 웃음을 유발했다.
겉모습은 같은데 말투와 행동이 극과 극으로 바뀐다. 이는 조정석이 김선호의 말투와 행동 등을 제대로 소화해내기 위해 평소 엄청난 연구와 노력을 기울였다는 의미가 된다. 김선호, 이시언 등 배우들의 호연도 돋보였지만, 상대적으로 분량이 넘쳐나는 조정석이라 '하드캐리'라는 말이 자동적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긴박감 넘치는 액션 연기까지 대역 없이 소화한다고 알려져 조정석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드라마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합이 맞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대본이 탄탄해야 하며, 연출자와 배우들의 호흡도 좋아야 한다. 그렇기에 '투깝스'도 조정석의 '하드캐리'만으로는 성공을 점치기가 어렵다. 특히나 조정석과 계속해서 호흡을 맞춰나가야 하는 여주인공 송지안 역의 혜리의 연기력이 도마에 오르면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금껏 많이 봐왔던 형사물과 빙의 소재의 답습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투깝스'는 지난 방송에서 첫 회보다 하락한 3.3%, 3.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초반에 승패가 정해지는 요즘, '투깝스'의 이 같은 성적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투깝스'가 조정석 하드캐리 외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특별한 무기가 있을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parkjy@osen.co.kr
[사진] '투깝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