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는 메이저리그서 어떤 성적을 낼까.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일본야구기구가 합의한 포스팅 시스템 개정안에 동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오타니는 2주 안에 최대 2천만 달러의 포스팅 제안을 받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의 거의 모든 구단이 오타니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복수의 구단이 제의할 경우 오타니는 21일 동안 협상기간을 가진 뒤 최종결정을 할 수 있다. 칼자루는 오타니가 쥐고 있는 셈이다.
25세 이하 해외선수 제한규정에 따라 텍사스가 사이닝 보너스로 353만 달러를 줄 수 있다. 양키스도 350만 달러까지 줄 수 있다. 나머지 구단도 300만 달러 안팎이다. 오타니를 잡기 위해서는 돈보다 ‘투타겸업 허용’ 등 다른 조건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오타니의 에이전트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편지를 보내 구단의 육성시스템, 시설, 문화적 적응, 오타니를 어떻게 행복하게 할지 등 다양한 항목에 대답하도록 요구했다. 핵심은 이도류의 허용여부다.
오타니를 잡고 싶은 팀은 투타겸업에 긍정적이다. 내셔널리그에서 단순히 선발투수로서 타석에 서는 수준이 아니다. 오타니가 선발투수로 던지는 날에 지명타자 기용까지 고려하는 구단도 있다. 심지어 샌프란시스코는 외야수 한 자리를 줄 수 있다며 유혹하고 있다.
ESPN은 “일본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만 선발로 등판하면 됐다. 오타니가 타자로서도 MLB를 노릴 실력이다. 다만 미국에는 선발등판 후 회복시간이 더 짧다. 오타니의 능력은 투수로서 더 높게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던 일본투수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성적이 떨어졌다. 그만큼 미국의 수준이 더 높았다는 증거. 개척자 노모 히데오를 시작으로 마데아 겐타까지 8명의 일본투수 중 메이저리그서 평균자책점이 더 낮아진 선수는 구로다 히로키(3.55-3.45)가 유일하다.
일본에서 평균자책점 3.15를 찍었던 노모는 미국에서 수치가 4.24로 치솟았다. 이라부 히데키는 3.55에서 5.15로 높아져 ‘거품’이란 오명까지 들었다. 보스턴에서 첫 두 시즌 호투했던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이후 부상이 겹쳤다. 2.96이던 자책점이 미국에서 4.45가 됐다.
최근 미국에 진출한 A급 일본투수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월드시리즈서 난타를 당해 다저스 준우승 책임을 물은 다르빗슈 유는 일본에서 1.99였던 자책점이 3.42가 됐다. 여전히 준수하지만 일본에서만큼 압도적이진 못하다. 이와쿠마 히사시(3.25-3.42), 다나카 마사히로(2.30-3.56), 마에다 겐타(2.39-3.80)도 미국에서 어느 정도 위력이 떨어졌다.
오타니는 2016시즌 10승 4패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다. 174삼진을 잡으며 피홈런은 네 개에 불과했다. 그는 타석에서도 3할2푼4리, 30홈런을 쳤다. 하지만 그는 2017시즌 발목부상에 따른 수술로 대부분의 시즌을 날렸다. 과연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서도 압도적인 투수가 될 수 있을까. 또한 그의 투타겸업이 성공적일까.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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