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기대를 모았던 '10억 팔' 한기주(30)와 KIA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다.
KIA는 2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과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삼성에서 외야수 이영욱을 받아오는 대신 투수 한기주를 내보내는 내용이었다. 2006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한기주는 12년 만에 KIA를 떠나게 됐다.
한기주는 광주 동성고 시절 최고 구속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공으로 주목받았다. 고교 3년간 평균자책점 0점대의 기염을 토했다. KIA는 한기주를 지명한 뒤 계약금 10억 원을 선사했다. 이 계약금은 36년 KBO리그 역사에서 여전히 깨지지 않는 부동의 1위다.
한기주는 데뷔 첫 해 44경기에 등판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승11패1세이브8홀드, 3.26을 기록했다. '괴물 신인' 류현진(당시 한화)이 엄청났을 뿐, 한기주도 어느 정도 역할은 해냈다.
이후 2년간은 불펜으로 전업했다. 한기주는 2007년부터 2년간 101경기에 모두 구원등판해 5승5패51세이브,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클로저 변신이 점쳐지던 상황.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리그에서는 위력이 있었다.
하지만 2009년부터 아쉬움이 시작됐고 이듬해인 2010년부터 수술과 재활이 거듭됐다. 한기주는 2009년 여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2011시즌에 맞춰 복귀를 준비했으나, 2010년 다시 팔꿈치에 염증이 생겼다. 2011시즌 1군에 돌아왔지만 위력은 사라진 상황이었다.
2013시즌에는 어깨 회전근 파열로 시즌 아웃. 사실상 선수 생명이 위험하다는 얘기까지 나왔으나 한기주는 기적처럼 재활햇다. 2015년 7월12일 LG전에 무려 1,064일 만에 1군 복귀전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2011시즌부터 올해까지 7년간 한기주의 성적은 68경기 등판, 6승7패1홀드15세이브, 평균자책점 5.64. 거듭된 부상과 재활의 늪에서 결국 완벽히 벗어나지 못한 셈이었다. 그리고 KIA와 인연은 올해가 마지막이었다.
한기주는 KIA 팬들 사이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다. 그 아픈 손가락은 끝내 다시 피어나지 못하고 KIA를 떠나게 됐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