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으로 두기에는 아까웠던 자원이 군 입대한다. 전력 누수가 불가피한 상황. KIA가 트레이드로 이영욱을 데려오며 그 자리를 메운다.
KIA는 29일 오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과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KIA가 투수 한기주를 보내는 대신 이영욱을 받아오는 내용이었다. 양 측은 "출전 기회가 많지 않던 두 선수에게 새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좌투좌타 외야수 이영욱은 올 시즌 6경기 출장에 그치며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삼성은 올 시즌 김헌곤과 박해민, 구자욱을 중심으로 외야진을 꾸렸다. 거기에 배영섭, 박한이 등이 백업으로 나서는 형국. 이영욱이 기회를 잡기 힘든 구조였다.
이영욱은 2008년 삼성에서 데뷔해 8시즌 통산 521경기 출장, 타율 2할4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670, 12홈런, 103타점을 기록했다. 커리어하이는 2010년. 당시 이영욱은 120경기에 나서 타율 2할7푼2리, 4홈런, 42타점, OPS 0.718을 기록한 바 있다.
이영욱의 진짜 가치는 타격이 아닌 수비와 주루에서 나온다. 2010시즌에는 42도루를 기록했으며, 2009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언제든 나가면 뛸 수 있는 스타일이다. 상무 전역 후에는 '발야구'를 많이 보이지 않았으나 여전히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 거기에 강한 어깨가 있어 쓰임새가 다양하다.
KIA는 올 시즌 김호령의 역할을 이영욱에게 기대하고 있다. KIA는 올 시즌 최형우-로저 버나디나-이명기로 외야진을 구축했다. 팀이 가장 잘 나갔을 때도 이 세 명이 외야를 굳건히 지키고 있을 때였다.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도 손질은 없었다.
'네 번째 외야수'는 단연 김호령이었다. 김호령은 98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7리를 기록했다. 비록 선발출장은 19경기에 그쳤지만 144경기 중 절반 이상인 79경기에 교체로 나섰다. 포지션 경쟁자 버나디나조차 "세계 최고의 수비다"라고 엄지를 치켜들었을 정도. 김호령이 대수비로 투입되면 버나디나는 코너 외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김호령은 올 시즌 종료 후 경찰 야구단 입대가 확정됐다. 더는 미룰 수 없었다. KIA의 올 시즌 다섯 번째 외야수는 신종길이었다. 하지만 신종길은 올 시즌 64경기서 타율 2할4푼1리에 그쳤다. 거기에 수비 범위가 넓지 않아 중견수로 활용하기는 어렵다. 이영욱의 트레이드로 KIA는 네 번째 외야수 확보에 성공한 셈이다.
144경기 체제에서 외야수 세 명으로 시즌을 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김호령이 입대한 2년의 공백을 메우기에 이영욱은 제격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