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연습생이라던 한서희가 배우 유아인과 대립각을 세우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 도대체 무엇을 얻기 위해 그렇게 직설적인 비난을 하는 것인지는 그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 자신의 사상이나 소신을 밝히기 위한 순수한 의도라고 보기에는 그 표현이 다소 공격적이고 자극적이라 '관종'이란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다.
한서희는 최근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밝히며 한국 사회에서 남성에 비해 불평등한 처우를 받는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나서겠다고 대대적으로 공언하고 있다. 그것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다.
그는 "남배우라고는 잘 안 하지만 여자 배우들에겐 여배우라고 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성분들이 아직도 동등한 위치에 올라서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한 유아인의 멘트를 사진으로 캡처해 올리며 '페미니스트 코스프레'한다고 규정짓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한서희를 가리켜 타 배우들에 비해 비교적 SNS 활동이 활발한 유아인을 비난해 유아인과 대척점에 선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는 등 '반사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서희가 비판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논리성이 부족한 근거들을 갖고 자신의 주장이 마치 전체 여성들의 생각인냥 SNS에 적는다는 것이다. 가령 "여성이니까 여성인권에만 힘쓰죠. 흑인한테 백인인권 존중하는 흑인인권운동하는 거랑 뭐가 다른 건지"라는 멘션이 가장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들다. 그리고 자신과 반대 의견을 내놓는 사람들과 말다툼을 벌인다.
또 "김치녀, 된장녀, 김여사 등 한국 남자들이 만든 여혐 단어들이 넘쳐나는데 고작 한남이라고 했다고 증오?혐오? 페미 코스프레하고 페미 이용한 건 내가 아니라. 아 그리고 저격했다고 뭐라고 하시는 분 없으셨으면 해요. 전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이거든요"라는 감정적인 문장들로 페미니스트들의 호응을 유도, 남자 대 여자로 나뉜 이분법식 편가르기 싸움을 조장하고 있다.
이에 유아인은 "한읍읍 시녀들 또 난리치고 있네 진짜"라는 말로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본 한서희가 다시 유아인을 "삼촌"이라고 표현하며 "삼촌이 피드백을 하라고 그러니까. 조카뻘인 나랑 기싸움 하자는 거야?"라고 맞받아치며 논점에서 벗어난 인신공격을 하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한서희는 유아인이 자신을 여자로서 무시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평론가가 유아인을 저격했을 때는 유아인은 예의 바른 모습으로 평론가와 대화를 했어. 근데 지금 유아인이 날 대하는 태도를 봐. 완전히 무시하는거야. 그래서 지금 여자들은 더 화가 난 거고"라며 유아인과 설전을 벌였던 SNS 상의 논란에 대해 재차 언급했다. 한서희가 유아인에 무시당해 '더 화가 난' 여자들이 누구인지는 분명치 않다.
한서희가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해 애쓴다고는 하나, 정말 그의 말에 설득되고 함께 하길 원하는 여성들이 많은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도를 지나친 SNS 행보가 정작 자신의 앞길을 막으며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다./purplish@osen.co.kr
[사진] 한서희 SN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