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감독들에게 너무 추운 겨울이다.
올 시즌 5강 진출에 실패한 팀들의 스토브리그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2년 연속 9~10위에 그친 삼성과 kt가 대형 FA 강민호·황재균을 각각 영입했고, 7위로 5년 연속 가을야구가 좌절된 넥센은 정상급 외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한 데 이어 메이저리거 박병호의 복귀를 성사시켰다.
그러나 LG와 한화는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없다. LG는 내부 FA가 1명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FA 시장에서 소득이 전혀 없고, 육성 체제의 한화는 일찌감치 외부 영입전에서 발을 뺐다. 내부 FA 선수가 3명이나 있지만, 아직 1명도 계약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두 팀은 시즌을 마친 뒤 새로운 감독을 앉혔다는 공통점이 있다.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는 양상문 전 감독이 단장으로 옮기며 삼성의 통합 우승 4연패를 이끈 류중일 감독을 새로 영입했다. 8위에 그치며 10년 연속 가을야구가 좌절된 한화도 프랜차이즈 출신 한용덕 감독을 선임했다.
신임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취임 선물로 FA 영입이 이뤄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 지난 2014년말 한화는 김성근 감독에게 권혁·송은범·배영수 3명의 FA 선수들을 줬고, 같은 시기 두산은 김태형 감독에 투수 FA 최대어 장원준을 선물했다. 2015년말 롯데는 조원우 감독에게 손승락·윤길현을 안겼다.
하지만 올 겨울 LG와 한화는 상황이 다르다. LG의 경우 외부 FA 시장에서 전력 보강을 노렸지만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3루수 황재균에 이어 외야수 손아섭·민병헌 모두 다른 팀과 계약했다. 베테랑 정성훈을 방출했고, 2차 드래프트에서 이병규·손주인·유원상이 빠져나가 오히려 전력 공백이 커보인다.
한화는 외부 FA 시장 철수를 선언하며 내부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용덕 감독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외인 투수 2명을 일찍이 잡으며 한숨 돌렸지만, 재계약이 힘든 거포 윌린 로사리오의 공백이 크다. 정상급 2루수 정근우는 FA 시장 상황 변동에 따라 이적 가능성이 열려있다. 전력 공백 요소만 있다.
향후 전력 보강 가능성도 미지수다. LG는 해외파 김현수 영입에 올인하고 있지만 원소속팀 두산과 경쟁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한화는 출혈이 불가피한 트레이드 외에는 외부 영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두 팀 모두 지난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도 즉시 전력보단 미래 유망주 위주로 지명한 바 있다.
미진한 전력 보강만으로도 부담이 큰데 분위기를 다잡아야 하는 과제도 있다. LG는 베테랑 대거 정리 과정에서 팬들의 집단 반발이 극심하다. 한화는 SNS 논란을 일으킨 김원석을 방출한 데 이어 이창열이 일본 캠프 기간 중 성추행 혐의를 받고 구금됐다. 여러모로 류중일 감독과 한용덕 감독, 두 신임 사령탑들의 부담이 커져만 가는 겨울이다. /waw@osen.co.kr
[사진] 류중일-한용덕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