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생민이 차 안에서 힘차게 노래했다. 어떻게 보면 여느 누구와 같이 운전하며 음악을 듣다가 노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이유가 있었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시점’에서는 25년째 매니저 없이 김생민이 직접 모든 스케줄을 관리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 방송에서도 김생민의 절약 생활이 눈에 띄는 가운데 평소 방송에서 볼 수 없는 그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김생민이 자신을 이 프로그램에 제보한 이유가 있었다. 김생민은 “내가 너무 설명을 하더라.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내 자신이 힘없고 매력 없으니까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하며 나를 설명하더라. 그래서 혼난 적이 많다. 지금 받고 있는 사랑을 계속 받고 싶고 둘째 대학갈 때까지 무사히 방송이라는 여정을 마치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주변에서 자신이 말이 너무 많다고 해서 제보한 것.
김생민의 일상이 공개됐고 김생민은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의외의 지출에 크게 후회하는 모습이었다. 하필 강남에서 기름이 떨어진 김생민은 어쩔 수 없이 칼같이 경유 8천원어치를 넣었다. 강남에서 기름을 넣었지만 물 한 병을 얻은 알뜰한 사람이었다.
스케줄로 이동하는 중에도 금융과 관련된 정보를 꼼꼼히 수집하는가 하면 탈의실이 아닌 차문 뒤에서 옷을 갈아입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기름이 떨어지자 값이 저렴한 단골 셀프주유소를 찾아가서는 ‘9원’이 올랐다면서 속상해하는 가운데 주유소에서 물을 얻어 마시는 알뜰한 모습도 포착됐다.
김생민이 ‘통장요정’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전지적 참견시점’에서는 ‘연예인’, ‘개그맨’의 면모를 보여줬다. 평소에도 조용할 것 같은 김생민이 차안에서는 한 편의 뮤지컬 무대를 보는 듯 침까지 튀기며 열정적으로 노래해 눈길을 끌었다.
김생민의 열창에 양재웅 박사는 “개그맨으로 무대에서 서서 웃음과 감동을 주고 싶은데 그럴 기회가 없으니까 차안은 유일하게 김생민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공간이다. 무대에 대한 갈망이 항상 있는 것 같다”고 했고 김생민은 “쪽집게다”면서 “나 혼자 혼잣말도 하고 그런다”고 했다.
이어 “예능에서 ‘안 웃기는 것 같다’, ‘그만해라’라고 해서 혼자 다니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송은이는 “김생민과 같이 입사했다. 나는 데뷔 때부터 크고 작은 역할을 계속했다. 김생민은 기회를 살리지 못해 몇 개월의 통편집 기간이 있었다. 기가 죽으면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하다 성실함과 정확한 발음 전달력으로 클립을 설명하는 등 자신의 영역을 만들었다. 김생민이 웃기고 싶은 갈망은 항상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인보다 개그맨으로서 무대를 보여주고 싶고 그런 열망이 있는 김생민. 차 안 열창이 짠한 이유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전지적 참견시점’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