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를 놓고, 방망이를 잡은 조성환(41) 두산 코치가 첫 캠프를 마쳤다.
조성환 코치는 지난 29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귀국했다. 지난 7일 두산과 계약을 맺은 뒤 12일 일본 미야자키 두산 마무리캠프로 넘어간 조성환 코치는 약 보름 간 진행됐던 마무리캠프에서 수비 코치 역할을 했다.
1999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조성환 코치는 현역 시절 남다른 리더십으로 '캡틴'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014년 시즌 종료 후 은퇴해 해설위원의 길을 걸었던 그에게 김태형 감독이 지도자의 길을 열어줬고, 조성환 코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됐다.
코치로서 첫 캠프를 마친 조성환 코치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며 "자신감만 있었는데, 선수들과 대화를 하려면 내가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좋은 경험이었다. 앞으로 지도자로서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비전을 알게 됐다"고 코치로서의 첫 캠프 소감을 전했다.
특별히 준비해야할 점을 묻자 조성환 코치는 '소통'을 들었다. 조 코치는 "최근 야구와 내가 배웠을 때 야구가 다르고, 해설위원을 했을 때와의 야구는 또 달랐다. 내가 주는 것보다는 선수들이 어떤 야구를 하는 지, 개개인의 특성 파악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마무리캠프는 주로 백업 선수와 젊은 유망주 선수로 구성돼 있었다. 하나같이 1군 진입을 노리는 입장인 만큼, 마무리캠프에서의 훈련 열기가 뜨거웠다는 평가다. 조성환 코치는 "젊은 선수들의 눈빛이 좋았다. 똘망 똘망한 눈빛이 있는데, 또 공을 대할 때는 눈빛이 달라졌다. 훈련 집중력도 좋았다"라며 "팀 컬러인지는 모르겠지만, 느낌이 그랬다"고 감탄했다.
젊은 코치인 만큼, 조성환 코치는 이번 훈련에서 직접 펑고를 치기도 했고, 선수들과 함께 펑고를 받으며 직접 선수단 속에 녹아들어 소통했다. 조성환 코치는 직접 펑고를 받은 부분에 대해서 "선수들과 목표를 잡아 던지는 수비 내기를 했다. 선수단에 녹아드는 기분이 났는데 묘했다. 선수들이 좋은 모습으로 바뀔 때는 만족감과 희열까지 느껴졌다. 선수와 하이파이브도 하면서, 함께 한다는 좋은 느낌을 받고 왔다"라며 "내기는 커피 사기였는데, 내가 이겼다. 그냥 커피는 각자 따라마시기로 했다"고 웃어보였다.
동시에 편하게 마음을 열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조성환 코치는 "내가 자격이 될까하고 고민이 많았다. 선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두산 선수들이 열린 마음으로 대해줬다. 또 선수들에게 '해설할 때 좋은 말을 해줬으니, 잘 부탁한다' 혹은 '안 좋은 이야기는 잊어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다. 선수들이 거부감 덜하게 받아줘서 고마웠다"고 이야기했다.
이제 지도자로서 첫 발을 내디딘 조성환 코치는 "코치가 이렇게 바쁜 지 처음 알았다. 수비코치가 보통 훈련을 스케쥴을 짜는데, 그동안 나는 내 스케쥴을 제대로 짠 적도 없다. 내가 쓴대로 훈련이 진행되니, 일정표가 수정액으로 지운 자국이 많았다"고 토로하며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다기 보다는, 선수가 돋보일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또 젊은 선수들이 어떻게 기회를 받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