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승' 니퍼트의 가치, 157만달러 이상은 아닌 걸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11.30 11: 00

 두산과 더스틴 니퍼트(36)는 내년에도 함께 할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25일 외국인 선수 재계약 통보 마감일에 보우덴, 에반스와 함께 니퍼트도 통보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3명 모두와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지만, 니퍼트는 상황이 좀 다르다. 두산은 니퍼트의 보류권을 풀어줬지만, 원점에서 다시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왜 다소 복잡한 상황을 만들었을까. 외국인 선수 계약 제도 때문이다. KBO의 외국인 선수 계약 규정상 구단이 외국인 선수에게 재계약 의사를 통보하면, 선수의 해당연도 계약 보너스와 연봉을 합친 총액의 최소 75%를 지급해야 한다. 니퍼트의 올해 몸값 총액은 210만 달러다. 두산이 재계약 의사를 통보한다면, 니퍼트의 내년 몸값은 최소 157만 5000달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두산은 니퍼트의 내년 몸값으로 157만 5000달러는 많다고 생각한다. 더 낮은 액수로 계약한다면 재계약 가능성이 있지만, 157만 5000달러 이상은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니퍼트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7년째 장수 용병으로 활약했다. 통산 94승 43패 평균자책점 3.48로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2016년에는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15~16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에도 기여했다.
올해는 14승 8패 평균자책점 4.06으로 기대치에 모자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3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부진했다.
2015년 총액 150만 달러를 받은 니퍼트는 그 해 부상으로 20경기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부진했다. 포스트시즈에서 맹활약했지만, 정규시즌 공백으로 2016년 연봉 총액은 120만 달러로 삭감됐다. 지난해 22승을 거두며 MVP를 수상했고, 몸값은 총액 210만 달러로 상승했다.
올 시즌 성적을 두고 두산은 냉정하게 판단했다. 157만 5000달러 이상을 주기는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동안 공헌도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내년 우리 나이로 38세가 되는 니퍼트의 기대치와 몸값을 비즈니스 마인드로 냉정하게 고려해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니퍼트의 앞 길은 세 갈래 길이다. 두산이 보류권을 포기했기에 타 구단에서도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니퍼트에 관심있는 구단이 니퍼트가 만족할 만한 금액으로 계약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두산과 니퍼트가 157만 달러 이하의 금액으로 합의, 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이다. 마지막은 니퍼트가 두산을 비롯한 10개 구단의 러브콜을 받지 못한 채 KBO리그 경력이 끝나는 것이다.
니퍼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의 가치는 157만 달러를 넘지 못할까. 타 구단에서 욕심을 낸다면, 두산이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반대로 타 구단에서 전혀 관심이 없다면, 니퍼트는 두산과 재협상을 벌일 수 있다. 현재 니퍼트의 입지를 보면, 미국이나 일본에서 100만 달러 정도 받을 곳을 없어 보인다. 
니퍼트가 2018시즌까지 뛰게 된다면, 제이 데이비스(1999~2002년, 2004~2006년)가 세운 역대 외국인 최장 기록(8시즌)과 타이가 된다. 과연 니퍼트는 최장 기록 타이를 세울 수 있을까. 그의 가치는 어느 정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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