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과 함께 2017년을 마감한 SK의 야수 3인방이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캠프 합류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다. 이는 내년 시즌 준비에 별 문제가 SK로서는 청신호다.
올 시즌 SK는 가능성 있는 야수들을 여럿 배출하며 리빌딩의 발판을 놨다. 그 중에서도 외야수 한동민과 김동엽, 내야수 최항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올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물음표가 붙어있거나 아예 주목받지 못한 경우였지만 이제 2018년 SK의 전력 구상에 이들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전제가 있다. 부상 회복이다.
공교롭게도 세 선수는 모두 시즌 막판 부상과 함께 시즌을 접었다. 부상 전까지 103경기에서 29개의 홈런을 때리며 골든글러브에 도전할 만한 페이스였던 한동민은 8월 8일 인천 NC전에서 2루 도루를 하다 발목을 크게 다쳐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도루를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기에 더 허탈한 마무리였다. 스스로 의욕이 과했다.
37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를 치며 중거리 타자로서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였던 최항 또한 9월 9일 인천 롯데전에서 3루 귀루 중 어깨를 다쳐 전열에서 이탈했다. 수술은 피했지만 시즌 중 복귀는 불가능했다. 시즌 내내 팔꿈치에 돌아다니는 뼛조각과 싸웠던 김동엽 또한 시즌 종료 후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더 먼 미래를 내다본 ‘잠시 멈춤’이었다. 최항과 김동엽은 부상 여파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서도 탈락했다.
그러나 재활에 힘을 쏟은 가운데 상태가 상당 부분 호전됐다. 가장 빠른 선수는 재활을 선택한 최항이다. 최항은 11월 들어 수비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본격적인 타격 훈련에도 들어갔다. 최항은 “생각보다 빨리 좋아졌다. 수비는 계속 소화하고 있고, 배팅도 이제 100%에 가까운 힘으로 치고 있다”면서 “하고 싶은 연습은 다 할 수 있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 확실하게 만들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동엽도 뒤를 따른다. 그간 왼팔을 쓰지 못해 오른팔로만 훈련을 했지만, 이제는 두 팔을 모두 다 쓰는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김동엽은 “한 팔로 타격훈련을 한 지는 2주 정도 됐고, 이번 주부터는 양팔을 다 쓰고 있다. 웃자란 뼈를 깎아냈는데 통증이 전혀 없어 좋다. 웨이트와 러닝은 꾸준히 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내년 캠프 합류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가장 큰 부상을 당한 한동민도 계속 호전 중이다. 10월까지만 해도 걷는 게 불편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일상생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수준까지 돌아왔다. 한동민은 “조깅하고 짧은 코스의 셔틀런 정도는 문제가 없다. 티배팅은 가볍게 몸을 푼다는 개념으로 하고 있다”면서 “트레이닝 파트에서 너무 페이스를 많이 올리지 말라고 하시더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별탈 없이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 선수는 트레이 힐만 감독의 내년 구상에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구단의 장기적 구상에서도 마찬가지다. 김동엽과 한동민은 좌우 코너를 책임지는 핵심 거포 자원이다. 최항은 유격수를 제외한 모든 내야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특급 조커다. 세 선수는 나란히 1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부상으로 고생했던 2017년이 저물면, 2018년부터는 다시 100%의 힘으로 달릴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