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에 대한 예측이 불가한 박 터지는 라인업이다.
겨울방학이 끼어 있는 연말 빅시즌을 앞두고 국내 대형 영화 세 편이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바로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 ‘1987’(감독 장준환), ‘강철비’(감독 양우석)가 그 주인공이다.
먼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은 ‘신과 함께’는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죽음 이후의 세계를 펼친 판타지 드라마이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스크린에 옮긴 것이어서 제작 단계부터 많은 팬들의 기대감을 불러모았다.
이 영화는 소방관 자홍(차태현 분)이 사고로 사망한 후 각기 다른 7개 저승의 문을 통과한다는 사후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49일 동안 7번의 지옥 재판을 무사히 거쳐야만 환생할 수 있다는 신비주의적, 미신적 세계관을 전제로 깔았다.
'신과 함께'가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일명 ‘연기의 신’들이 총출동했기 때문인데 하정우와 차태현을 시작으로 김해숙, 이경영, 이정재, 주지훈, 김향기, 오달수, 도경수, 김수안 등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한데 모여 연기 호흡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12월 20일 개봉.
일주일 후인 27일 개봉하는 ‘1987’은 1987년 6월 항쟁을 소재로 삼은 시대극 드라마 장르의 영화이다. 대학생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은폐되고 조작됐음이 확인되면서 박종철 고문살인 은폐조작규탄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가 구성됐다.
당시 박종철 사건 규탄과 4·13 호헌조치의 철회 및 민주 개헌 쟁취를 목표로 1987년 6월 10일 대대적인 국민운동을 전개해나갔었는데, 이른바 ‘전두환 정부의 집권연장’을 막는 6월 민주항쟁이 스크린에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대공수사처장 역의 김윤석부터 화장동의서에 날인을 거부한 검사를 연기한 하정우, 진실을 보도한 기자 역의 이희준, 진실이 알려지는 데 기여한 교도관 역의 유해진, 그 시대 평범한 대학생을 연기한 김태리까지 현대사에서 가장 격동의 세월이었던 1987년 6월이 명품 배우들의 열연으로 완성됐다.
더불어 영화 ‘지구를 지켜라!’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등으로 틀을 깨는 발상과 장르 영화의 매력을 선보였던 장준환 감독의 복귀작이라는 점이 ‘1987’에 가장 큰 호기심이 가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투자 배급은 CJ E&M이 맡았다.
배우 정우성과 곽도원이 뭉친 ‘강철비’도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 작품이다.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해 북한의 권력 1호 엄철우(정우성 분)가 남하하면서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 분)를 만나 벌어지는 일을 그린 첩보물. 양우석 감독은 남북한의 정치적 배경지식을 기반으로 한국 영화 최초 핵전쟁을 다룬 ‘강철비’(new 배급)를 제작했다. 12월 14일 개봉.
양 감독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 ‘변호인’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만큼 시대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통찰력과 예지력이 어떻게 영화에 녹아들었지 주목된다. 이 작품에서도 대중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데 정우성과 곽도원이 빚어낸 폭발적인 케미스트리는 물론 김의성, 이경영, 조우진 등 충무로에서 연기파 배우들이 합류해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했다는 설명이다.
세 작품의 공통분모는 스타 배우들, 스타 감독까지 누구 하나 빠질 수 없는 대한민국 영화계 최고들이 힘을 합쳐 탄생시킨 영화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극장가를 찾은 관객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작품은 단 하나일 터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및 스틸이미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