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팀’ 허도환의 각오, “팀 기대치 부응하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1.30 13: 00

허도환(33·SK)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이 있는 포수다. 어쩌면 그래서 항상 필요성이 있었고, 부름을 받아 팀을 옮겼다. 두산에서 프로에 데뷔한 허도환은 넥센, 한화를 거쳤다. 넥센에서는 주전 포수이기도 했다.
그런 허도환은 2018년 생애 네 번째 팀 유니폼을 맞이한다. 지난 2017년도 2차 드래프트에서 SK의 3라운드 지명을 받아 인천으로 온다. SK는 이홍구가 입대를 앞둔 상황에서 백업포수가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재원 이성우를 제외하면 1군 경력이 있는 포수가 전무했다. 그래서 이번 2차 드래프트에 나온 포수 중 가장 1군 경험이 풍부했던 허도환을 일찌감치 점찍은 끝에 지명에 성공했다.
이적의 경험이 없는 선수는 아니지만, 허도환은 “지금까지 이적 중 이번이 가장 힘들다. 어릴 때는 멋모르고 옮겼는데, 이제는 30대 중반을 바라봐서 그런 것 같다”고 껄껄 웃는다. 밀린 예비군 훈련을 받다 SK의 지명 사실을 알게 된 허도환은 서둘러 인천으로 올라와 팀 훈련에 잠깐 합류했다. 아직 집이 정리되기 전이라 인천과 대전을 오가며 바쁜 11월 말을 보냈다. 비활동기간에 돌입해도 집을 옮겨야 하는 등 당분간은 바쁘게 살아야 한다.

몇 차례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허도환은 이적의 의미를 잘 안다. 그리고 팀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허도환은 “SK 포수진은 좋다. 이재원이라는 좋은 주전포수가 있다. 다만 (이)홍구가 군대를 가서 자리가 비었고, 그 자리를 채우라는 기대치로 뽑으신 것 같다”면서 “잘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전 포수에 대한 욕심보다는, 일단 팀의 기대부터 먼저 채우는 게 급선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넥센에서 뛸 당시 감독이었던 염경엽 단장과 다시 만나기도 했다. 허도환은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주시니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넥센 시절 스승이시기도 하다. 기대치에 부응하겠다”고 힘줘 이야기했다.
기대감도 있다. 포수계의 전설적인 존재인 박경완 코치와 만난다. 허도환도 “박 코치님에게 배운다는 자세로 훈련할 것이다. 많이 물어보고,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며 하나씩 뺏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이적이 자신의 발전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허도환의 얼굴에는 설렘이 묻어 있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다소간의 두려움은 당연하다. 특히 SK에는 허도환과 직접적인 인연이 있는 선수가 거의 없다. 여기에 당연히 선배보다는 후배들이 훨씬 많다. 하지만 많은 관계자들이 인정하는 붙임성과 파이팅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생각이다.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이 잘 드러난다. 
허도환은 “나이가 있으니 책임감도 있다. 허투루 행동하면 안 되고, 운동도 모범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비시즌 동안 오키나와에서 훈련 일정을 미리 짰다. 오키나와에서 몸을 만든 뒤 곧바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라면서 치열한 비활동기간을 예고했다. 허도환이 SK 포수진 경쟁의 촉매제가 될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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