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주전으로 뛰고 싶다는 생각이 크네요."
정진호(29)에게 2017년은 한 단계 도약을 일궈낸 시즌이었다. 외야진 곳곳에서 발생한 부상에 출장 기회를 늘려간 그는 올 시즌 97경기 타율 2할8푼3리 5홈런 31타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특히 6월 8일에는 KBO리그 최초 5이닝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하기도 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유망주 외야수에서 이제 주전 선수 도약 가능성을 안은 채 올 시즌을 마친 정진호는 3일부터 28일까지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며 시즌 정리를 했다.
KBO리그에 한 획을 긋는 기록을 남겼고,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출장시간을 보냈던 만큼, 정진호는 "그래도 올 시즌은 가장 많은 기회를 받았던 시즌인 것 같아서 좋았다"라며 "한 시즌을 치르면서 많이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부상없이 잘 보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기록도 나오고, 한국시리즈도 나갔던 만큼 특별한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못할 때는 항상 아쉽듯이 내년에는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내년 시즌 두산은 외야 한 자리에 공백이 생기게 됐다. 주전 우익수였던 민병헌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뒤 롯데 자이언츠로 팀을 옮겼다. 한 자리 공백을 두고 정진호를 비롯해 국해성, 조수행, 김인태 등 두산이 풍부한 외야 자원이 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이 중 가장 경험이 풍부하며 비교적 주전 경쟁에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정진호는 "자리가 있든 없든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누가 있든 간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리가 비었다고 해서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 똑같다고 생각하고,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경계심을 늦추지는 않았지만, 주전에 대한 열망은 누구보다 강했다. 정진호는 ""내년에는 주전으로 뛰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 특히 한국시리즈를 겪으면서 나도 저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만족과 아쉬움이 강한 만큼, 내년 시즌 준비도 바쁠 예정이다. 일단 마무리캠프에서는 타격에 중점을 뒀다. 정진호는 "야수는 수비도 중요하지만, 일단 방망이를 잘 쳐야한다. 특히 외야수는 타격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그래서 타격 부분에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
비시즌 동안은 몸 만들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는 "지금보다 더 스피드 있고, 유연한 몸을 만들 생각이다. 내년 시즌 동안 쓸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 bellstop@osen.co.kr